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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유사 MTB 여성은 미니 벨로 인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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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호 28면

야외활동 하기 좋은 3월이 왔다. 아직 아침저녁은 쌀쌀하지만 낮에는 포근함이 느껴진다. 기상청은 올 3월 날씨가 대체로 맑고 기온은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개나리·진달래도 예년보다 열흘 정도 이른 20일 무렵(서울 기준) 필 것이라고 한다.
이 기회에 운동도 하고 교통비도 아낄 수 있는 자전거를 시작하면 어떨까. 한강 변 등 봄꽃이 피어난 길을 가족이나 친구끼리 자전거로 달린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상쾌해진다. 직장이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다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족’ 대열에 합류할 수도 있다.

봄 나들이의 계절, 자전거 잘 고르는 법

자전거를 새로 장만하려면 따져볼 점이 많다. 혹시 ‘자전거는 두 바퀴로 잘 구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산악자전거(MTB)·유사 MTB·사이클·미니 벨로·접이식 등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대도 10만원대에서 1000만원이 넘는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가까운 자전거 전문점을 찾아가면 생소한 브랜드에 크기와 디자인이 제각각인 자전거를 보고 혼란을 느끼기 십상이다. ‘아는 것이 힘’이란 말은 자전거 고를 때도 그대로 들어맞는다.

유사 MTB는 싸지만 무거워
자전거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용도다. 생활용으로 집 근처에서 타고 다닐 것인지, 장거리 출퇴근이나 여행용으로 쓸 것인지, 동호회에 가입해 레저용으로 탈 것인지, 지하철이나 승용차 같은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할 것인지 등이다. 생활용이라면 10만~30만원의 비교적 싼 자전거도 괜찮다. 하지만 장거리용이거나 본격적인 레저 활동용이라면 다소 투자가 필요하다.

생활용 자전거는 삼천리자전거·알톤·코렉스·디엠 등 국내 업체가 개발한 제품이 일반적이다. 삼천리가 국내 자전거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다른 업체들이 나머지를 나눠 갖고 있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업체별 성능이나 품질에 큰 차이는 없다. 국내 업체 브랜드를 달았어도 대부분 중국산이고, 국산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국내 업체들이 생산공장을 중국으로 옮긴 탓이다.

생활용으로 가장 많이 타는 종류는 유사 MTB다. 웬만한 충격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가까운 곳을 부담 없이 타고 다니기에 좋다. 폭이 넓은 바퀴를 달아 일반도로는 물론 비포장도로에서도 안정적이다. 대신 지면의 저항을 많이 받아 빨리 달리기엔 불리하다. ‘유사’라는 표현이 말해 주듯 MTB와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MTB에 비해 충격 흡수 기능은 떨어져 험한 산길을 달리진 못한다. 자전거 프레임(차체)의 소재로 대부분 철을 쓴다. 철로 된 자전거는 가격이 싼 대신 무거워(17㎏ 내외) 주행 능력이 떨어지고 운반에도 힘이 든다.

여성용 자전거는 타고 내리기 편하도록 차체를 낮추고 흙이 많이 튀지 않도록 체인 커버를 단 게 특징이다. 최근 여성들 사이에선 바퀴의 지름이 20인치(50.8㎝) 이하인 미니 벨로(작은 자전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디자인이 귀여운 데다 운반이 편하기 때문이다. 26인치(약 66㎝)짜리 바퀴를 다는 보통 성인용 자전거보다 바퀴가 작다 보니 충격에 약하고 언덕 길을 오를 때 힘이 많이 든다.

생활용 자전거는 가까운 자전거 대리점이나 대형 마트의 자전거 매장에서 사도 무난하다. 자신의 예산에 맞춰 10만원대부터 자전거를 고를 수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자전거를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 관련 정보 검색이나 가격 비교가 쉽고, 먼저 제품을 경험한 사람들의 사용 후기 등도 찾아볼 수 있어서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정규식 스포츠레저팀장은 “인터넷 쇼핑몰이 일반 판매점보다 가격이 대체로 저렴하고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를 배달할 때 부피를 줄이기 위해 페달 같은 부품을 분리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개 일반인도 쉽게 조립할 수 있는 수준이고, 조립에 필요한 공구를 끼워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카본·티타늄 자전거가 고급
매니어층이 찾는 고급 자전거는 국내 업체보다 외국 브랜드 제품이 훨씬 많이 팔리고 있다. 토종 고급 브랜드는 참좋은레져(삼천리자전거 자회사)의 첼로와 코렉스의 인피자가 대표적이다.

고급 자전거의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소재다. 강도와 내구성이 동일하다면 가벼울수록 비싸진다. 초보자용은 주로 알루미늄, 전문가용은 카본이나 티타늄을 쓴다. 삼천리자전거 김환욱 홍보팀장은 “비싼 소재일수록 힘이 적게 들고 속도가 빠르며 승차감이 좋다”며 “산처럼 거칠고 험한 지형에서 타 보면 소재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부품을 얼마나 고급으로 선택하느냐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산악 지형에서 레저용으로 많이 타는 전문 MTB를 장만하려면 어느 정도 지출을 각오해야 한다. 100만원 미만은 초보자용으로 치고, 100만~200만원짜리도 중저가에 속한다. 웬만한 승용차와 맞먹는 1000만~2000만원짜리 초고가 명품 자전거도 있다. MTB는 바퀴의 폭이 넓고 충격을 잘 흡수해 안정감이 있지만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이다.
흔히 사이클이라고 부르는 로드 바이크(포장도로용 자전거)는 도로 여건이 좋은 곳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기에 좋다. 바퀴 폭이 좁기 때문에 지면의 저항을 적게 받고, 기어와 차체도 속도를 내기 좋게 설계돼 있다. 대신 비포장도로 같은 울퉁불퉁한 곳에선 바퀴가 펑크 나거나 차체가 손상되기 쉽다. 1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제품도 있지만 초보자용으로 20만~50만원짜리 제품이 많이 나간다.

MTB와 사이클의 중간 형태인 하이브리드 자전거도 있다. MTB보다 빨리 달리고, 사이클보다는 안정감을 높여 실용적이다. 장거리 여행이나 일상생활용·출퇴근용으로 무난하게 탈 수 있다. 가격대는 20만~80만원이 주를 이룬다.

고급 자전거는 전문점에서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를 직접 눈으로 비교해 보고 사는 게 바람직하다. 동호회 회원이나 주변 사람과 상의해 고르는 경우가 많다. 초보자라면 처음부터 고가 제품을 무리하게 장만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수준을 높여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전기자전거는 운전면허 필수
최근에는 접이식(폴딩) 자전거와 전기자전거 같은 특수 자전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접이식 자전거는 말 그대로 자전거를 접을 수 있어 들고 다니기 좋다. 승용차 트렁크에도 쉽게 들어간다. 차에 싣고 다니다가 적당한 장소가 나타나면 자전거를 펴서 즐길 수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 들고 탈 수 있어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연결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접이식을 고를 때는 접었다 폈다 하는 조작이 간편한지 따져 봐야 한다. 조작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다른 자전거를 고르는 게 낫다. 접이식은 바퀴의 크기가 작은 미니 벨로가 주종을 이룬다. 따라서 장거리나 험한 길에서는 타기 어렵다.

접이식 매니어 사이에선 영국 브랜드인 스트라이다가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자전거보다 훨씬 간단한 차체 구조를 채택해 10㎏ 정도로 가볍고, 유모차처럼 쉽게 일자형으로 접을 수 있다. 영국의 디자이너 마크 샌더스가 개발했지만 현재는 대만의 밍사이클이란 업체가 생산하고 있다.

전기자전거는 발로 페달을 돌리는 힘과 함께 전기모터의 동력을 쓰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오래 달리거나 언덕길을 올라갈 때 편해 힘이 약한 노약자가 타기에 적합하다. 시·군·구청 같은 공공기관에서 가까운 거리를 다니는 업무용으로도 많이 쓴다.
전기자전거는 중국산 저가 브랜드도 일부 판매되지만 국내 브랜드로는 삼현의 하이런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이 회사 전기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전기자전거는 배터리 종류에 따라 두 가지로 구별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볍고 수명이 긴 대신 가격이 비싸다. 납 배터리는 저렴한 대신 다소 무겁고 수명이 짧은 것이 단점이다. 충전할 때는 자전거에서 배터리를 떼어내 가정에서 전기 콘센트에 연결하면 된다. 충전에는 보통 3~5시간이 걸리며, 매일 충전하더라도 한 달 전기요금은 1000~2000원 수준이다.

전기자전거는 일반 자전거와 달리 법적으로 전동스쿠터와 비슷한 취급을 받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일단 전기자전거를 타려면 반드시 운전면허(원동기 면허 이상)가 있어야 한다. 일부 자전거 판매점에서 면허가 필요 없는 것처럼 설명하지만 잘못된 것이다. 도로교통법은 정격 출력이 0.59㎾ 미만인 전기자전거를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전기자전거를 탈 때 안전모를 쓰지 않거나 음주운전을 하면 경찰의 단속 대상이 되고, 원칙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는 것도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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