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광주비엔날레 또 성공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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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구인의 미술대축제 광주비엔날레가 내일 막이 오른다.

첫 대회에서 다진 미술의 대중적 지지기반에 질적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시.부대행사를 마련했다니 기대가 크다.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첫 비엔날레라는 미술사적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우리 빛고을 시민들에게 큰 자랑이고 뿌듯한 자부심이다.

중앙정부.미술계조차 엄두를 못냈던 일을 지방의 우리가 하지 않았는가.

1회 대회는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1백64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성공을 거뒀고 '중앙에 대한 지방의 도전, 반란' 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우리는 내일부터 다시 전국민의 이목 (耳目) 의 중심에 서게 됐다.

현대미술의 오늘과 내일을 조망하는 현장에 있다고 생각하면 긍지로 가슴이 부풀지만기대 만큼 잘 치러낼까 하는 걱정 또한 떨칠 수 없다.

우리는 또다시 성공해야 한다.

조직위원회와 광주시가 직접 행사를 꾸리는 일은 알아서 잘 처리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1백30만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없이는 성공을 거둘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시민 모두가 호스트 (Host) 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손님을 맞아야 한다.

조그만 관심과 정성을 보태면 비엔날레의 성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행사기간중 교통난이 예상되고 있다.

시민들은 가급적 시내버스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적어도 차량 10부제 운행은 꼭 지키자. 외지 차량이나 사람들이 길을 물으면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택시.버스운전사와 음식점등 접객업소 종사자들도 손님을 평소보다 더 친절하게 맞아야 한다.

관람객들은 행사자체를 보고 즐기고만 가는 게 아니라 광주를 들여다 보고 경험한다.

1회 대회때는 일요일에 사람이 너무 많이 입장하고 관람질서가 나빠 찬찬하게 작품감상을 할 수 없었다.

우리 시민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공휴일과 주말은 피하고 평일을 선택해 관람하는 배려도 필요하다.

평소때도 교통체증을 가중시키고 지역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주곤 했던 대학생 시위등이 외지인들이 많이 보는 가운데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적어도 잔치가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집단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시민 모두가 마음을 합쳐 석달간의 대장정 (大長征) 을 성공리에 마치면 우리 광주는5.18의 아픔을 딛고 세계속의 문화예술도시로 한층 더 우뚝 솟아오를 것이다.

이대순,호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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