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달러 투입한 미국 MD ‘만반의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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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미 북한이 미국 본토에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를 상정해 세 차례 요격 실험을 실시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MD 시스템은 적의 탄도미사일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 지상·해상 등에서 요격용 미사일 등을 발사해 중간에서 격추하는 무기체계다.

미국은 MD 시스템 운용을 위해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기지에 21기,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3기 등 모두 24기의 지상발사용 요격 미사일을 배치해 두고 있다. 미국은 또 해상의 이지스급 순양함에서 SM-3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전투기에서 공대공 미사일, 보잉 항공기에서 레이저를 쏘아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시험도 계속해 왔다. 북한 등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우려한 미국은 1980년대 초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부터 MD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했다. 시스템 구축을 위해 1000억 달러(약 150조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2004, 2005년 연이어 이뤄진 발사 실험에서 미사일과 지원 장비 이상 등으로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다 2006년 9월 가상 적 미사일을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2007년 10월에도 알래스카에서 남태평양으로 발사한 표적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해상에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표적 미사일 2기를 동시에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미 공군은 그해 12월 F-16 전투기에서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실험도 성공적으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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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MD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북한 등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일본과 공동으로 MD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폴란드 등 동유럽에서도 MD 시스템을 배치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연일 우주 사용권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미사일 발사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우리 공화국의 우주 진출을 막을 힘은 어디에도 없다”며 “우주를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사업을 누구도 시비하면서 뒷다리를 잡아 당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20~22일) 직전에 북한을 비밀리에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중국이 막후에서 조정 역할에 나섰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철종 기자,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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