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神 '에릭 클랩턴' 10월 서울 내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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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올해 가요계의 한가지 특징은 해외팝스타의 내한공연이 가뭄에 콩나듯 한다는 점이다.

마이클 잭슨부터 스팅.토토등 정상급 뮤지션들이 잇달아 내한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그럴듯한 팝스타 내한은 케니지 정도다.

유례없는 심각한 불황탓이다.

이런 가운데 10월9.1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에릭 클랩턴의 내한공연 (02 - 782 - 4595) 은 팝팬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이는 낭보다.

일반인에게 그는 '원더풀 투나잇' 부터 '티어스 인 헤븐' '체인지 더 월드' 등 달콤하고 부드러운 발라드의 주인공으로 사랑받는다.

팝매니어에게는 크림.야드버즈.데렉 앤 도미노스등 록사 페이지를 바꾼 중요그룹의 핵심멤버이자 기타현으로도 예술을 할 수 있음을 알려준 신화적 인물이다.

그를 '세계3대 기타리스트' 로 추켜세우던 과거의 관행은 이제 예술을 석차로 매기려는 저급한 관심으로 비판받지만 많은 세계 젊은이들에게 그는 여전히 '기타의 신' 으로 추앙받는다.

많은 한국인들은 감미로우면서도 아련한 슬픔이 배어있는 '원더풀 투나잇' 류의 노래를 듣기원할 것이다.

하지만 78년도에 발표한 이 노래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클랩턴에게는 너무 낡은 옛 노래이고 지겹도록 불러 이제는 신물이 나는 곡이다.

공연을 주최한 예스컴측이 이 노래를 한국공연에서 불러달라고 간청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지만 "이 노래 아니면 얘기가 안된다" 는 호소에 연주를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18세때인 63년 5인조 밴드 루스터스로 데뷔한지 34년을 맞은 올해 52세의 노장기타리스트 클랩턴은 공연사측에 무대앞 좌석은 썰렁한 중년층이나 넥타이부대 대신 젊은 층으로 메워줄 것을 부탁할 만큼 '오빠의식' 을 가진 뮤지션이다.

공연직전까지 방문한 도시 곳곳을 지하철을 타고 쏘다닐 만큼 자유분방한 그가 어떤 음악 (한번도 공연리스트를 사전 공개한 적이 없음) 을 '들려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공연주최측인 예스컴은 10월초 영국의 신예스타밴드 블러와 부시의 공연을 잇달아 여는 한편 내년9월에는 세계 최장수 록밴드 롤링스톤즈의 내한공연을 추진중이어서 또 한번 팝팬들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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