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 새별 안재만,전주 14연패 끊은 결승포 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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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안재만 (LG.23) .

LG 매니어에게도 낯설기만 한 이름이다.

그는 늘 덕아웃 부근에서 쉴새없이 배트를 매만지며 기회를 기다리는 대타 요원이다.

어두운 무명의 그늘을 헤매던 안재만이 드디어 지난 17일 쌍방울전부터 이름을 내기 시작했다.

1 - 1로 팽팽하던 9회초 5번 허문회 대신 선두타자로 나선 안재만은 쌍방울 오봉옥의 1백45㎞짜리 직구를 통타, 전광판을 맞히는 결승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쌍방울과의 전주경기에서 올시즌 7연패를 포함, 모두 14연패의 늪에서 헤매던 LG를 건져내는 순간이었다.

전날인 16일에도 안재만은 2 - 1로 뒤진 9회초 대타로 등장, 2점짜리 대형 역전홈런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 일보직전까지 이끌었으나 마무리 이상훈이 쌍방울 김호에게 재역전 2점홈런을 얻어맞아 '히어로의 탄생' 을 미뤄야만 했다.

1m88㎝.75㎏으로 다소 가냘퍼 보이는 안은 올해 건국대를 졸업, LG에 2차 3번으로 지명돼 프로에 입문했다.

당시 1억5천만원의 계약금을 받을 만큼 재능은 인정받았으나 쟁쟁한 선배들에다 이병규등 대형 신인들에게 밀려 입단 직후 곧바로 2군으로 가야 했다.

화려한 프로생활을 꿈꾸던 안에게 2군 추락은 크나큰 좌절이었다.

그러나 '언젠가 기회는 온다' 는 생각에 마음을 추슬렀고 2군경기에서 3할을 웃도는 맹타를 휘둘러댔다.

결국 팀 관계자들의 눈에 띄어 지난달 꿈에 그리던 1군에 올라왔고 드디어 큰일을 해내고만 것. 'LG의 비밀 병기' 로 새롭게 등장한 안이 침체에 빠진 팀에 얼마나 큰 활력소가 될지 자못 궁금하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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