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솜씨로 직접 통나무집을 지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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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경기도김포군김포읍에서 진산농장을 운영하는 황형구 (黃亨九.48) 씨는 지난해 포천 우림통나무건축학교에서 건축기술을 배워 통나무가든 (건평 50평) 을 직접 지었다.

원목자재는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아 직접 구입했고 교육동기생을 하루 4~5명정도 품앗이 형태로 조달했다.

물론 대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도 도왔다.

본인과 가족의 인건비를 빼고 들어간 건축비가 평당 2백40만원.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 (평당 3백50만원기준) 의 69%선에 불과할 정도로 싸게 지었다.

자신의 인건비를 따진다해도 평당 50만원정도 싸게 먹힌 셈이다.

물론 공사기간이 1년이나 걸리고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지만 내손으로 값싸고 보람있게 지었다는데 黃씨는 큰 의미를 둔다.

건축기술을 배워 자신이 직접 짓는 것은 인건비를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 보통 목조주택이나 통나무주택을 짓는데 필요한 시중 인건비는 숙련공의 경우 하루 10만원정도. 그러나 목조나 통나무주택 기술을 습득한 사람이 직접 집을 짓으면 숙련공이 필요없다.

가족끼리 지어도 되고 교육과정을 함께 이수한 동기생들이 품앗이 방식으로 집 짓는 일을 돕기도 한다.

이럴 경우 추가경비로 통나무주택 주요자재인 원목을 들어올리는데 필요한 크레인과 전기톱등 건축공구 구입비가 소요되는데 크레인을 사는데는 1천만원선이 들고 그외 1인당 80만원정도의 공구비가 지출된다.

공구를 임대할 수도 있지만 현재 일반화가 안돼 구입하는 것보다 도리어 비싸게 먹힌다.

따라서 사서 쓴뒤 나중에 서로 빌려주면 오히려 이익이 될 수도 있다.

학교 운영관계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직접 건물을 지을 경우 20%이상 건축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건축을 전문업체에 의뢰하면 평당 3백50만원이 들어가며 외국산 패키지 제품을 이용하면 평당 4백만원 이상을 각오해야 한다.

반면 건축기술을 습득해 직접 지을 경우 평당 2백50만원선이면 수공식 (手工式) 통나무주택을 완공시킬 수 있다.

다만 높은 기술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나 숙련도가 낮기 때문에 건축기간이 오래 걸린다는게 단점이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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