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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초등생 축구캠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하면 좋겠어요. " 여름방학을 이용해 축구를 배우는 초등학생들의 마음은 벌써 2002년 월드컵에 가 있다.

"황선홍 형처럼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 "저는 홍명보 선수가 제일 좋아요. " 서울 YMCA 영등포지회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 일산수련장에서 개최한 축구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저마다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서울.경기지역 초등학생 80명이 9명의 강사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축구를 배우는 캠프현장은 뙤약볕에도 아랑곳없이 진지한 모습이었다.

캠프를 주도한 윤재학 (尹在學.29.영등포지회 지도자) 씨는 "당초 45명만 모집하려고 했으나 신청자가 몰리는 바람에 인원을 늘렸다" 며 "어린 학생들이지만 기특할 정도로 축구를 배우려는 열의가 대단하다" 고 말했다.

캠프에서는 축구에 대한 이론과 공을 다루는 기술을 기초부터 배운다.

캠프 초기에는 별의별 학생들이 다 있었다.

축구공이 날아오면 일단 손으로 잡고 보려는 학생, 아예 공을 피하고 보는 학생, 뒷줄에 서서 구경만 하려는 학생…. 서울 이대부속초등 2학년인 준성이도 처음에는 공을 무서워하는 빛이 역력했다.

군포 흥진초등에서 축구선수로 뛰고 있다는 5학년 성민이 형이 축구공을 마음대로 다루는 모습을 보고 주눅이 든 측면도 없지 않아 보였다.

이를 눈치 챈 강사들은 "태어날 때부터 축구를 잘하는 사람은 없다" 며 자신감을 키워줬다.

준성이를 비롯해 청식.광호.하상.정수.은규.현제.광재 등이 줄줄이 앞으로 불려나가 공을 다루는 연습에 나섰다.

공을 차는 기초동작부터 익힌 뒤 공중에서 날아오는 공을 멈추게 하는 트래핑 기술까지 차근차근 연습했다.

준성이는 금세 자신감을 얻는 눈치였다.

축구공을 이리저리 발로 굴리면서 운동장을 누비고 다녔다.

수영 시간이 되자 "그냥 축구를 계속하고 싶다" 며 떼썼다.

경기의 중요한 규칙들도 배웠다.

골킥.코너킥.프리킥.패널티킥이 구체적으로 뭔지, 인스텝킥.인사이드킥.아웃사이드킥.토킥은 각각 공을 어떻게 차는 것인지를 하나하나 익혔다.

공이 오면 피하지 말고 머리.가슴.무릎.발을 이용해 잡아라, 헤딩은 이마로 하되 눈을 반드시 뜨고 하라, 공을 차지 않는 발에 힘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원리도 배웠다.

이번 캠프에서는 또 절제.질서.협동심도 비중있게 가르쳤다.

특히 물을 마시는데는 엄격한 제한이 따랐다.

7개 조로 나눠 30분씩 리그전으로 시합하는 동안 한 조에 1.8ℓ짜리 페트병 한 병만 배정됐다.

처음에는 서로 마시겠다고 아우성쳤고 몸싸움까지 빚어졌다.

그러다가 이내 차례로, 그것도 학년이 높은 순서로 줄서서 한 모금씩 마시는 질서가 저절로 생겨났다.

시합도중 실책하거나 실력이 뒤지는 친구에게 핀잔을 줬다간 단체로 혼쭐난다.

선생님들은 "축구는 단체시합" 이라며 팀 워크를 강조한다.

축구공을 깔고 앉는 것도 금물이다.

선생님들은 "축구선수들은 축구공을 깔고 앉으면 시합에서 진다는 속설을 갖고 있다" 고 그 배경을 알려줬다.

YMCA 영등포지회는 여름방학 임시캠프외에도 정기캠프로 어린이 축구교실을 1학기 (3~7월) 와 2학기 (9~12월) 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유치부는 매주 화요일 오후에, 초등반은 목.토요일 오후에 각각 1시간30분씩 영등포 문래공원과 문래초등학교에서 연습한다.

회비는 1학기 5만원, 2학기 3만5천원. 문의 02 - 675 - 7776.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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