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AL기 사고 수습지원 자원봉사 김상언 삼일운수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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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

서울 삼일운수 사장 金相彦 (39.서울노원구하계동) 씨는 대한항공 추락사고의 와중에서 택시로 유가족들의 '발' 역할을 소리없이 해내 감동을 주고 있다.

金사장은 사고 첫날인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동안 서울강서구등촌동 대한항공 사고대책본부 앞에 택시 6대를 대기시켜놓고 유가족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행선지는 공항과 유가족들의 집이 대부분으로 충격적인 사고소식을 접하고 경황이 없는 유가족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金사장이 84대의 택시중 6대를 제공하기까지에는 갈등도 있었다.

불경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하루 40만원, 어림잡아 4백만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판단,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기로 마음먹었다.

"경희대 재학시절 봉사서클에서 고아원.양로원을 찾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에 진출하고 난 뒤엔 남을 위해 한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

그러나 실제로 金사장은 지난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25일동안 택시 12대를 유가족을 위해 내놓았다.

또 94년부터 매년 대학.고교입시 때마다 수험생을 무료로 태워주는등 남모르는 선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金사장은 앞으론 대형사고등 비극의 현장이 아닌 월드컵등 국민적 축제에 더 많이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양질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 한국 택시가 불친절하다는 오명을 깨끗이 씻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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