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능력 길러라"…기업들,대한항공 참사후 전담조직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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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사고 유형별 모의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단계별 위기관리요령을 숙지한다." (한화그룹)

"사고발생시 30분내에 사고에 대한 회사입장을 결정한다." (선경그룹)

"공장가동이 중지될 경우 외국의 설비제작사를 인터넷으로 연결, 제작자가 직접 원격조정을 통해 문제점을 신속히 해결한다." (신호그룹)

최근 대한항공기 추락사고를 전후해 기업마다 '위기관리' 를 위한 새 경영기법을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

위기관리위원회등 전담조직 구성, 단계별 대응지침마련, 시뮬레이션을 통한 모의훈련, 사고유형별 시나리오 작성, 컴퓨터 자동분석 프로그램개발 등 신종기법을 통해 체계적인 위기관리에 나서는 추세다.

선경그룹은 최근 위기상황시 대처방안을 담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작성하고 분기별 1회씩 모의훈련에 나서고 있다.

선경은 또 법률.기술자문단과 현장관리.의료안전.비상홍보등 조직을 갖춘 위기관리팀을 두고 상황발생 15분.30분.60분이내에 각각 조치해야 할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각종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신호그룹은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신탄진 제지공장등에 플랜트발주회사인 스웨덴 발멧사와 인터넷을 연결,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발주사가 온라인 원격조정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한화그룹은 사고가능성이 높은 정유.화학업종등에 사고발생시 복구를 담당할 비상요원을 1개 공장당 2백명씩 선정, 산소호흡기 1대씩을 지급했다.

또 인근주민 대피용으로 공장별로 2백~3백개의 호흡기를 비치하고 있다.

이와함께 전 계열사공장에 사고발생시 피해범위등을 예측.분석할 수 있는 컴퓨터 분석시스팀을 내년까지 갖출 예정이다.

한진그룹은 올들어 조기경보시스팀을 가동, 사업부문별로 녹색 (양호).황색 (주의요망).적색 (위험) 의 3단계로 구분해 사내전산망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두산그룹은 올 초 그룹기조실에 환경센터를 설립하고 환경위기관리지침을 만들어 계열사에 배포하는 한편 계열사별로 연 1회씩 환경진단에 나서고 있다.

두산은 계열사별로 방지.대비.대응.복구 등 4단계로 이뤄진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10월에는 위기관리 시범사례발표회도 가질 예정이다.

쌍용그룹은 위기관리위원회를 그룹.계열사.대형사업장별로 나눠 구성하는 한편 안전관리전문가들로 구성된 '안전점검 패트롤제' 를 운영중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단순한 안전사고뿐 아니라 환율.주가의 급변동을 비롯한 경제.정치.국제상황의 변화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위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경영기법이 더욱 확산될 것" 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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