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해법 함께 찾자…7월까지 꼬리문 국제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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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글로벌 경제위기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이 참가하는 국제회의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사상 초유의 경기 침체가 예상돼 국가 간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에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렸다. 22일에는 태국에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한·중·일 3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 4월 2일에는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영국 런던에서 개막된다. G20 정상회의에 앞서 다음 달 14일엔 회원국들의 재무장관이 참석하는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들 회의의 공통 의제는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 찾기다.

◆G20에선 금융 시스템 개혁 논의 예정=“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금융기구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과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와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IBRD) 총재를 만난 직후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19일 보도했다. 브라운 총리는 이날 ‘G20 정상회의 : 경제회복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하고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 등에 있어 각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G20 의장국인 영국은 현재 IMF와 세계은행 개혁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 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개혁안은 G20 정상회의에서 정식 의제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금융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현 금융시장은 자본의 배분, 위험관리, 거래 기능 활성화 등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마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IMF의 재원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가 금융시스템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경기 부양 위한 긴밀한 공조 절실=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미국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을 위해 G7·G20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로 넘어간 상황에서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주요국들의 정책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사공일 G20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는 적어도 국내총생산(GDP)의 2%를 경기부양에 투입하는 데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세안과 한·중·일 3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경제위기 극복과 금융시장 기능 강화를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이 주로 논의될 예정이다.

최익재 기자

◆G20=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세계 주요 20개국을 회원으로 한 국제기구. G7과 유럽연합(EU), 브릭스(BRICs, 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를 비롯해 한국·호주·멕시코·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남아공화국·터키·아르헨티나 등이 회원국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정상회의가 열렸다. 우리나라는 G20 의장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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