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방학은 재충전의 기회 신문활용 더욱 효과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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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요즘같은 무더위에는 귀신 이야기가 제격이다.

하지만 귀신이 단골로 등장하던 학교 복도나 교실에는 보충수업이니 자율학습으로 자정이 되도록 불이 환히 켜져있는 바람에 귀신도 맥못춘다.

그 대신 귀신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나 엘리베이터 속에서 등장한다.

(죽도록 공부만 하라는 엄마 귀신!)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진지하게 묻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글쓰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쓸까' 가 아니라 '무엇을 쓸까' 이다.

뭔가 글감이 있어야 잘 쓸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무엇을 쓸 지 찾고 결정하는 것은 글쓰기 능력의 핵심이다.

그런데도 많은 학생들이 글감을 찾지 못해 힘겨워 한다.

매우 당연한 일이다.

교실에 붙박이 귀신처럼 앉아있는 학생들에게 교과서와 칠판, 몇권의 만화와 TV 말고 별다른 경험이 있을 리 없다.

(오, 앉아있는 것만도 신통하다!)

글쓰기는 접어주고라도 학생들이 새로운 경험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요즘같은 무더위에는 학생들이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수록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쪽빛 바다 물결, 향긋한 풀내, 뜨거운 햇볕…. 다만 몇시간의 외출이나 하루 이틀의 짧은 여행이라도 권해 보자. 평소와 다르게 세상을 보고 자신을 찾는 시간들은 글 쓰고 싶은 마음을 부추기고 자연스럽게 실력을 향상시켜 준다.

이때 신문을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①신문을 보면서 가볼 만한 장소들을 몇군데 고른다.

②왜 그 장소들을 골랐는지 서로 생각을 주고 받으며 갈 곳을 결정한다.

③신문 스크랩이나 책자, PC통신 등을 통해 그 장소와 관련된 정보들을 가급적 많이 모은다.

④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거나 짧은 글을 한두개 쓴다.

글은 현장에서 직접 쓰거나 집에 돌아와서 써도 좋다.

이때 남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 답변 = 모처럼 온가족이 외출하고 돌아왔는데도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일기 숙제로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겠다며 짜증을 부린다는 학부모의 하소연이 있었습니다.

가족 나들이 후에도 쓸게 없다니 속상하고 답답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이런 아이는 평소 글쓰기에 주눅이 들어 무엇을 써야할지 막막하고 자신이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따뜻한 사랑으로 용기를 북돋워주며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글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글을 쓸 때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입니다.

신문을 활용해서 글감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케하고 비중을 가늠해보도록 함으로써 정보판단 능력을 길러주면 글쓰기에 차츰 자신을 갖게 될 것입니다.

①신문을 보며 무엇이 실렸는지 살피기. 가족이 둘러 앉아 가볍게 신문을 훑어 보며 담소하는 정도로 부담없이 시작합니다.

②신문과 다소 익숙한 경우는 다른 신문을 놓고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무엇을 기사로 다뤘는지 대략 비교하기.

◇ 알림 = 신문활용교육 (NIE) 과 글쓰기에 대한 질문을 팩스 02 - 751 - 5457 NIE담당자 앞이나 하이텔 cocok8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허병두〈서울 숭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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