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에 찾집 '토우방'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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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사람.동물.생활용구를 본떠 만든 토기, 즉 토우 (土偶) . 이집트.메소포타미아.중국.일본 그리고 신라…. 문명이 있는 곳 어디에도 토우는 있었다.

다산 (多産) 과 후손의 번창을 비는 마음은 동.서양의 한결같은 소망. 토우는 그 소망을 비는 하나의 우상이었다.

광주에서 창평을 지나면 전남담양군대덕면운암리에 찻집 '토우방' 이 있다.

도예가 전미석 (全米錫.36).서양화가 김선영 (金善英.34) 씨 부부가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돌과 흙으로 쌓아올린 건물에 회벽칠을 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나무바닥, 굵은 나무기둥, 여섯개의 테이블이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갖가지 형태의 수 많은 토우들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때문인지 "멋진 찻집" 이란 말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문을 연지 한달 남짓 됐지만 전남지역 명소 목록에 들어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금은 광양 작업실을 오가는 주인 全씨를 대신해 全씨의 후배인 행위예술가 임승렬 (林承烈.30) 씨가 상주하고 있다.

주인 全씨는 조선대에서 도자기를 공부하고 한려산업대에 출강중인 도예가다.

지난 92년부터 담양군대덕면에 생활과 작업의 터를 잡았다.

이곳 대덕과 인근 창평은 화가.조각가.도예가.행위미술가등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유난히 많은 곳이다.

토우방은 이들 예술가들을 한군데 모으는 사랑방이 됐다.

그들의 예술혼이 군데군데 묻어나는 찻집. 이곳을 찾는 이들은 누구나 예술의 향취에 흠뻑 젖게 된다.

"차 한잔으로 세상 시름을 잊는 분들에게 토우 한점씩을 드립니다.

너무 좋아들 하시죠. 토우가 주는 원시적 토속성이 모두를 즐겁게 하는 것 같아요. " 커피는 물론 직접 만든 식혜.수정과.매실차가 저렴하게 제공된다.

토우까지 한점 받아들고 나서면 모두 싱글벙글이다.

오는 15일부터 1천개의 토우를 전시하는 '천태만상전 (展)' 도 열린다.

0684 - 83 - 8663. 담양 =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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