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군사교류 넉달 만에 재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미국과 중국이 그동안 중단됐던 국방·군사 교류를 4개월 만에 재개할 예정이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판 뒤 국방 장관 회담을 중단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이달 20일로 예정된 힐러리 클린턴 신임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새 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5일 미 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양국 국방 회담이 27~2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힐러리 국무장관도 13일 미국 뉴욕의 아시아협회 행사에 참석해 “중국과 2월 하순에 국방 및 군사 회담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확인했다.

국방 회담에서 양국은 군사협력과 세계안보를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는 방안도 논의하게 된다. 이 밖에 반테러 공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문제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2월 미국 측에 반테러 공동 군사훈련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부시 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대거 판매하면서 이런 논의가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무기 판매로 빚어진 양국의 불편한 관계는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빠른 속도로 풀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최근 유럽을 순방하면서 “세계 안보를 위해 주요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오바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집권 이후 미·중 관계가 새로운 발전의 동력을 갖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힐러리 국무장관도 아시아협회 연설에서 ‘같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넌다(同舟共濟)’는 말을 직접 거론하며 양국의 협력을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