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히딩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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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거스 히딩크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가 FA컵 16강전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

첼시는 15일(한국시간) 영국 비카라지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왓퍼드와의 2008~2009 FA컵 16강전에서 3-1로 역전승해 8강에 올랐다. 이번 시즌 ‘검은 보석’으로 거듭난 아넬카는 0-1로 뒤진 후반 30분 동점골을 비롯, 남은 15분간 세 골을 토해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첼시 선수들의 선전 뒤에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히딩크 감독이 있었다. 그는 러시아 대표팀을 후원하고 있는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와 나란히 관중석에 앉아 첫 경기를 관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팀 지휘봉을 잡은 2000년에도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임기를 시작했다. 덜컥 벤치에 앉기에 앞서 한발 떨어져 관중석에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팀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미래를 계획하는 게 그의 스타일이다.

히딩크 감독은 13일 선수들과의 상견례에서 “1위 맨유와 승점 10점 차이가 나지만 시즌 막판에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격려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을 50일 앞두고 한국 대표팀에 “지금은 16강 진출 확률이 50%다. 남은 50일 동안 하루에 1%씩 높여 가겠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을 때와 비슷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유(56점)·리버풀(54점)·애스턴빌라(51점)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는 첼시(49점)는 21일 애스턴빌라와의 리그 경기에서 승리하면 3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은 이 경기에서 처음 첼시를 지휘한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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