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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8명 난립 … 뜨거워진 체육회장 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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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사흘 앞으로 다가온 제37대 대한체육회장 선거(19일)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후보 단일화 및 전략적 제휴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15일 “마감일인 14일까지 8명의 후보가 최종 등록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역대 선거 중 가장 많은 후보다. 마감 후 추첨을 통해 기호는 ▶1번 박용성(69) 두산그룹 회장 ▶2번 박종오(61) 유니버설 매니지먼트 유니온 대표 ▶3번 박상하(64) 국제정구연맹 회장 ▶4번 장주호(72) 한국체육인 회장 ▶5번 이상철(67) 대한체육회 부회장 ▶6번 유준상(67) 대한인라인롤러연맹 회장 ▶7번 최만립(75) 대한체육회 원로자문 ▶8번 장경우(67)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 총재로 정해졌다.

차기 회장은 19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51명의 대의원 투표로 선출한다. 참석 대의원의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선거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반(反) 박용성 연대 뭉치나=박용성 후보를 뺀 나머지 후보들은 이번 선거전에서 자신의 최대 라이벌로 한결같이 박 회장을 꼽았다. 후보들은 박 회장에 대해 ▶기업(두산 회장)과 학교(중앙대 이사장) 일로 체육회 업무에 전념할 수 없고(박상하) ▶비자금 사건으로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점(장경우, 최만립, 유준상) ▶전문체육인이 아닌 점(장주호, 이상철) 등을 거론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장경우, 최만립, 유준상 후보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박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 후보가 2006년 불법 비자금 조성과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체육계 수장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당초 세 후보와 뜻을 모으기로 했던 장주호, 박상하 후보는 회견에 불참했다. 불참 후보들은 “총론에는 동의하지만 각론에서는 뜻이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용성 후보 측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살려 비방전이 아닌 정책대결이 되길 바란다”고 반응했다.

◆‘고려대 61학번’ 단일화 하나=1942년생인 이상철, 장경우, 유준상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고려대 61학번 동기다. 이들은 최근 동기모임에서 참석자로부터 “힘을 모으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유 후보는 “논의 중이다”고 말했고, 이 후보는 “노력 중에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후보들이 자신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후보자는 “판세를 볼 때 단일후보는 정해졌다. 나는 끝까지 뛰겠다”고 말했다. 이들과는 별개로 박상하 후보도 “(합종연횡은)선거에서 늘 열려 있는 부분”이라며 후보 통합의 여운을 남겼다.

◆주요 이슈에 대한 입장은=뚜렷한 쟁점이 없는 가운데 후보 간 공약은 엇비슷하다. 대부분 ▶체육회 재정 자립 ▶스포츠외교 강화 ▶ 국제 대회 유치에 총력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재정자립과 관련해서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체육회에 통합(장경우) ▶공단 창설의 모태가 된 서울 올림픽 잉여금의 체육회로의 이전(유준상, 이상철) ▶스포츠마케팅 활성화(박상하, 최만립) 등을 주장했다. 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통합 혹은 분리에 대해서는 후보 대부분이 지금처럼 통합을 지지했다.

장혜수 기자

대한체육회장은

체육행사에서 국가를 대표
명예직 … KOC위원장 겸임

 대한체육회장은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의 수장이다. 체육회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이지만 체육회장은 54개 가맹경기단체장의 직접투표로 선출된다.

역대 회장의 면면을 보면 이기붕·박종규·조상호·노태우·김종하·김정길 등 정권의 실세가 많다. 투표를 하지만 그동안 정부가 지지하는 인사들이 주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선거 불개입을 선언한 것도 뒤집어 보면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왔다는 뜻이다.

체육회장이 엄청난 권력이나 부를 누리는 자리는 아니다. 판공비(월 300만원)가 책정돼 있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회장은 무보수다. 대내적으로 국가 엘리트 스포츠를 총괄한다. 동시에 체육회장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을 겸임, 국제 스포츠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한다. 관련 법규에는 체육회장의 권한이 ‘회무(체육회 업무)를 총괄한다’고만 돼 있다. 내용을 보면 엘리트 스포츠와 관련해 체육회장이 간여하지 않는 영역이 없다. 우선 1300여억원의 체육회 예산 집행을 총괄한다. 또 체육회 이사 및 KOC 위원 선임권과 체육회 사무처 및 태릉선수촌 임직원 인사권을 갖고 있다. 임기 4년인 체육회장은 여름 올림픽이 끝난 이듬해 초에 뽑는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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