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자치내각 무더기 스캔들로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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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지난해 2월 자치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정치위기를 맞고 있다.

그의 측근들로 구성된 자치내각 고위관리들이 무더기로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의회의 부패진상조사위원회는 29일 아라파트 수반에게 현 내각을 즉각 해산하고 부패연루 고위관리들을 전원 사법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자치정부의 지난해 예산 8억6천만달러중 절반에 가까운 3억2천만달러가 고위관리들의 부정 또는 부실관리로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진상 조사위원인 아즈미 슈아비는 자치정부내 18개 모든 부처에서 비리가 적발됐으며 상당수 고위관리들이 독직 의혹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라파트 수반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치당국이 부패 관리들의 처리를 소홀히하고 있다고 비판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아라파트의 책임을 거론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부패 의혹이 집중되고 있는 자치정부 기획부의 나빌 샤스 장관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 주역으로 아라파트수반의 측근중 측근이다.

문제는 일반 팔레스타인인들까지 아라파트의 통치에 대해 염증을 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 대다수가 자치정부 출범후 공직자들의 부패와 호화생활이 일상화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를 반영, 지난달에는 교사들이 자치정부 출범후 처음으로 빈부격차의 확대등에 항의하는 파업을 단행하기도 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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