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중국 견제'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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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홍콩 = 유상철 특파원] 미국 의회는 중국을 격리시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광범위한 대외관계법안을 마련, 이번주내 통과를 목표로 최종 마무리중이라고 스탠더드지등 홍콩 언론들이 30일 일제히 보도했다.

미 상.하 양원은 이 법안에서 대만의 세계무역기구 (WTO) 가입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것과 티베트에 대사급인 대통령특사를 파견할 것을 규정하고 있어 오는 10월 장쩌민 (江澤民) 중국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양국간에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은 티베트 문제를 거론하는 것조차 '내정 간섭' 이라며 절대 타협불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베트 특사 파견 법안은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티베트 (西藏) 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이끌고 있는 인도 다름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에 정기적으로 특사를 파견, 실태를 파악한 후 중국과 달라이 라마간의 협상을 유도하고 미국.달라이 라마 간 우호를 촉진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법안은 이와 함께 매년 1백만달러 (약 9억원) 의 티베트 난민구호기금을 설치, 인도.네팔에 흩어져 있는 티베트 난민들을 위해 쓰도록 규정했다.

이 법안은 특히 북한이 대만 핵폐기물 이전 대가로 지급받기로 계약한 2억2천만달러를 군사력 확장에 전용할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하면서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위해 대만에 대해 그같은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에 마련된 대외관계 일관법안은 상.하 양원의 절충을 거쳐 이번주내에 상정된 뒤 늦어도 다음주말에는 상.하 양원을 통과할 것으로 의회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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