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TV토론 빗발치는 혹평에 방송3社 곤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선후보 TV토론 첫날 토론 장면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비난 전화가 빗발치자 이 토론회를 공동주관하고 있는 방송사들은 몹시 곤혹스런 모습이다.

시청자들이 내용에 깊이가 없고 공정성을 잃었다며 방송사에 거칠게 항의했던 것. 그러나 그간 토론회의 질문 내용을 철저히 패널리스트들의 자율 결정에 맡기기로 한 방송사들은 앞으로도 질문의 방향전환이나 수위조절을 절대 요청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MBC의 TV토론회 관계자는 "다음회부터 패널리스트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질문을 요구할 경우 여야 후보간 형평성을 잃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4회 더 실시될 TV토론에서는 아예 경제.사회등으로 분야를 특성화하고 이에따라 보다 깊이 있는 정책토론을 이끌어내야겠다는 공감대가 방송 3사간에 형성돼 있다" 며 "이번 토론회를 마친 뒤 3사 합동회의를 거쳐 다음 토론회의 방향을 논의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대선토론에 참가한 패널리스트들은 지난 18일 MBC에서 열린 대선토론 실무위원회 회의에서 5차 토론 끝에 최종 결정됐다.

실무위원회는 KBS.MBC.SBS 방송 3사 보도이사.보도본부장및 보도제작국장등 각사 2명씩 총 6명으로 구성. 이날 실무위원회에서는 각 방송사가 추천한 내부인사 3인 선정에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경제와 사회부문 패널리스트는 애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각 방송사가 자사 인사를 한명씩 추천키로 한 것은 제대로 된 패널리스트 선정에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데 의견을 같이했기 때문. 또 외부인사의 주제를 경제와 사회로 한정한 것은 패널리스트의 숫자만 늘릴 경우 시간에 쫓길 것을 감안했다는 게 실무위원회 관계자의 해명이다.

실무위원회에서는 기존의 TV토론회에 나왔던 사람들은 가급적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으나 사별로 서로 다른 인물들을 내세우는 바람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사회부문은 여성문제도 포함시켜야한다는 논리에 따라 사회학과 출신 여교수로 비교적 쉽게 선정을 마쳤으나 경제부문은 혼선을 거듭했다는 것. 이필상교수는 리스트에 오른 10여명중 유일하게 합의에 이르렀으나 이미 여러번 토론회에 나왔다는 점이 논란을 일으킨 것같다고 방송관계자는 풀이했다.

…패널리스트로 선정된 이후 이들은 거의 매일 점심무렵 여의도 근처를 오가며 질문내용및 수위등을 논의해왔다.

패널회의는 다른 사람들이 간여할 수 없고 완전히 패널리스트들끼리만 자체적으로 조율해 운영하도록 돼있다.

지난 25일 첫 회의를 가졌던 대선토론 자문위원회에서는 지난 주말 패널리스트들에게▶국민들이 정치에 식상해있는 관계로 경제질문이 많아야 한다▶신변이야기 질의는 줄여야 한다▶정책위주로 해달라는등 여러가지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형모.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