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통신시장 개방 지구촌 전화요금 조정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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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계무역기구 (WTO) 체제 출범에 따라 세계 통신업계에 요금조정 열풍이 불고 있다.

내년에 본격 막이 오르는 통신시장 개방을 앞두고 각국 사업자들이 그동안 수익을 많이 올리던 시외.국제전화요금은 내리고 적자를 면치 못했던 시내전화요금은 올리는 '지각 변동' 이 일고 있는 것. 한국을 비롯, 각국 통신업자들은 '보편적 서비스' 라는 원칙아래 시내전화는 누구나 큰 부담없이 쓸 수 있도록 이용요금을 싸게 책정한 반면 시외.국제전화는 원가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 적자를 보전해왔다.

때문에 외국 통신업자들이 요금경쟁력을 가지면서 투자도 용이한 시외및 국제전화 분야를 집중공략할 것이 확실시돼 이에 대비한 요금재조정이 나라마다 불가피해졌다.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 (BT) 은 지난 91년부터 시내전화요금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기본료를 매년 인상, 주택용 전화는 91년에 비해 23%, 업무용 전화는 20%씩 올렸다.

그러나 시외전화는 올해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평균 10~25%나 인하했다.

시내전화 기본료를 93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45% 올린 프랑스의 프랑스텔레콤 (FT) 은 93년에는 오전8시~오후6시까지 통화시간에 대해 시내전화요금을 1백% 올리고 1백㎞이상 구간의 시외전화요금은 94~96년 사이 35% 인하, 시장개방에 대응하고 있다.

독일의 도이체텔레콤 (DT) 역시 96년 시내요금을 1백%나 올린 대신 시외요금은 96년과 97년 2차례에 걸쳐 각각 13%와 6.7% 내렸다.

일본도 큰 폭은 아니지만 요금조정이 활발하기는 마찬가지로 일본전신전화 (NTT) 는 지난 95년 기본료를 주택용 12%, 업무용 10%의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통신 (KT) 은 지난 90년 3천원하던 기본료를 2천5백원으로 오히려 내린대신 시내통화료는 90년대 들어 지난해말까지 3차례에 걸쳐 각각 4~33% 인상했다.

반면 시외통화료는 7.4~50.5%, 국제통화료는 5~15%씩 내렸다.

데이콤도 지난해 말 시외전화요금을 10.6% 인하했고 국제전화요금도 9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차례에 걸쳐 3~15%씩 내렸다.

연세대 경제학과 김영세 (金泳世) 교수는 "국내 통신업자들은 전화 기본료를 올려 시내전화의 적자분을 보전하는 한편 국제.시외전화분야에서는 요금의 상한과 하한을 정해놓고 업체별로 실정에 맞게 요금을 책정하는 '프라이스캡 (Price Cap) ' 제도를 도입,가격경쟁력을 키워야한다" 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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