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총재,TV토론 대비 백문백답 리허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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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민련은 김종필 (金鍾泌) 총재의 29일 TV토론 대비에 말 그대로 총력을 기울여왔다.

당 대선기획위 산하 미디어전략본부는 토론스타일을 거듭 교정했고, 정책공약본부에선 '백문백답 (百問百答)' 의 예상질문서를 만들어 金총재가 숙지토록 했다.

金총재는 가상 패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수차례의 리허설을 가졌다.

토론회 이틀전부터는 자택에 머무르며 최종 점검을 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는등 정성을 다했다.

金총재는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 후보가 전날 나섰던 점을 의식, 따뜻하고 원숙하며 인간미 있는 정치지도자상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외아들이 공군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는 점을 챙겼다.

*…金총재측은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중 JP를 곤혹스럽게 할 대목에 '최선의 답변' 을 한다는 식의 대처 방침을 정한 바 있다.

"金총재의 텃밭인 충남 예산 재선거에서 자민련 후보가 패한 것은 이제 김종필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조짐 아니냐" 는 질문에는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지만 이는 신한국당 李대표와는 무관한 것" 이라고 했다.

"예산 현지에서 李대표를 충청도 사람으로 보는 사람은 없더라" 며 "선거당사자들 사이의 싸움이었을 뿐" 이라고 받아 넘겼다.

"내각제 개헌 주장이 金총재의 기득권과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수단이 아닌가" 하는 질문엔 "내각제 지지여론이 67%다. 내각제만 이뤄진다면 정치를 그만두어도 좋다" 고 간명하고 분명하게 답변했다.

"5.16은 군사쿠데타로 金총재 자신이 헌정질서를 유린한 사람" 이라는 지적에 "고려대 학생의 복제희망 1순위가 박정희 (朴正熙) 대통령" 임을 적시하며 "우리가 5천년만에 중국을 처음으로 추월할 수 있었던 것은 5.16혁명 때문이다.

역사를 후퇴시킨 것은 5.16이 아니라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집권 4년" 이라고 주장했다.

재산형성 과정의 의혹에 대해선 치밀하게 준비한 내용을 소상히 밝혔다.

"청구동 집 말고는 땅 한평 가진게 없다" 는 것. 80년 신군부가 부정축재로 몰아 강제 헌납케 한 제주도 감귤농장과 서산목장 부분에 대해선 이렇게 답변했다.

"영국 이튼과 같은 고등학교를 설립해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실업인의 도움을 받아 이 지역을 개간했다.

이에따라 제주목장은 74년 장학재단을 만들어 기증했고 서산은 79년부터 수익이 나서 또 재단에 기증했다.

그 농장들을 다시 찾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조국땅에 있는 한 만족하기 때문이다. "

*…남북문제에 관한 한 金총재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우익보수' 라는 점을 염두에 둔듯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근 진보적 성향의 사회단체들과 만나 '중도보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북한을 궁지로 몰아서는 안되며 군량미로 전환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을 도와줘야 한다" 고 했고 "유엔등 국제기구와 협의해 북한의 식량자급을 위해 농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는 접근법을 제시했다.

경제분야에선 현재의 실명제 골격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명으로 거래하는 한 예금과 입출금에 대한 세무조사나 자금출처 조사를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고 한 것. "지금의 실명제는 정적을 사정 (司正) 하기위한 것외엔 아무것도 아니다" 고 주장.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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