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주교육박물관 연구관 양종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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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제주교육박물관 학예연구관 양종열 (梁種烈.38.사진) 씨는 문화불모지 제주에 박물관문화를 일군 사람이다.

그는 85년 대학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을 졸업하자 마자 고향에서 자신의 정력을 쏟기로 했다.

그는 사설박물관 한두 곳이 제주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할 즈음인 85년 12월 도 주도로 처음 문을 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학예원 (별정 6급) 으로 취업했다.

이 때부터 그는 숨겨진 '보물' 찾기 나섰다.

새로 문을 여는 박물관에 전시할 물품이 너무나 부족했기 때문이다.

"사람들 만나기 바빴죠. 선대부터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곰방대 하나가 바로 제주인의 삶을 추리해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었으니까요. " 梁씨가 열정적으로 노력한 결과 자연사박물관이 문을 연지 채 10년이 안되어 자연사박물관의 수장품은 3만여점으로 늘었다.

그는 또 어렵게 모은 수장품의 전시에도 힘써 12차례나 기획전시회를 열었다.

어느 해인가는 전시물품이 모자라자 기획전 개막 하루전 단신으로 국립광주박물관을 찾아 사정 끝에 수장품을 빌려 트럭운전사와 함께 육.해로로 운반, 다음날 전시하기도 했다.

그는 일하는 중에도 틈을 내 94년2월 모교에서 석사학위 (고고학) 도 따냈다.

梁씨는 94년9월 일터를 제주교육박물관으로 옮겼다.

95년4월 문을 열게된 이 박물관의 자료를 수집.분석할 사람이 그 뿐이었기 때문. 그는 최근 민속자연사박물관.교육박물관.문예회관.삼성혈이 자리한 동광양지역을 '문화벨트' 로 꾸며야한다는 생각을 전파하는라 여념이 없다.

제주에도 관광거리 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도내외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제주 =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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