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그랜드캐니언 모래톱 살리려 대대적 방류…해외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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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미국에서는 지난해 3월 미서부 그랜드 캐니언에 있는 후버댐 하류의 모래톱을 되살리기위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 이 발생했다.

댐의 물을 초당 1천2백70t씩이나 엄청나게 흘려보낸 것이다.

이 대대적인 방류는 일주일간이나 계속됐다.

전기생산을 포기하고 물을 방류하면서 입은 손실이 1천8백만달러 (약1백60억원)에 달했다.

후버댐은 콜로라도강 유량의 80%를 담을 수 있는 엄청난 규모로 36년 완공됐다.

이 댐에 물이 저장되기 시작하면서 하류에 있는 그랜드 캐니언의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류협곡 내부의 모래톱이 물속으로 가라앉고 모래톱과 협곡 주변에 서식하던 이 지역 고유의 동.식물이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진 것은 당연했다.

미수자원당국은 이에따라 모래톱을 살리기 위해 유례없는 물 흘려보내기를 '감행' 한 것이다.

이같은 과감한 조치를 취한 뒤 1년간 멸종위기에 처했던 새나 물고기가 서식처를 되찾았다.

관광객이 다시 멋진 경관을 보기위해 몰려들었음은 물론이다.

환경전문가들은 "계곡을 막아 댐을 건설하는 것은 홍수방지.수자원이용이라는 득 (得) 과 생태계 피해라는 실 (失) 의 양면성을 지닌다" 며 "댐을 건설한 뒤에도 최적의 운영과 관리가 무엇인지 정확히 따져 시행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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