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경선 낙선후보들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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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 경선 낙선후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활로모색을 위한 움직임들이다.

그중 이수성 (李壽成) 고문과 이한동 (李漢東) 의원은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김종필 (金鍾泌) 자민련 총재와의 연쇄회동등 여야를 넘나드는 행보까지 하고 있다.

이들 낙선후보들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는 불투명하다.

주류세력으로의 편입인지, 비주류결성인지, 아니면 탈당후 독자노선인지가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이들의 움직임이 대선정국의 주요변수인 것은 확실하다.

이한동의원은 향후 진로와 관련해 선택의 폭을 한껏 넓혀놓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박태준 (朴泰俊) 씨를 만나기 위해 포항으로 달려가더니 26일에는 자민련 金총재를 만났다.

지난 25일 63빌딩에서 14명의 의원들과 가진 경선탈락 위로연에선 계보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정치 불사론이 불거졌고 심지어 탈당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수성고문도 마찬가지다.

李고문은 지난 25일 출국, 현재 미국에 체류중이다.

그는 출국전 국민회의 金총재 (24일) , 자민련 金총재 (25일) 등과 연쇄 회동했다.

때문에 "어떤 경우든 탈당은 않겠다" 는 본인의 말에도 불구하고 야당을 포함한 보수대연합 세력의 태동설에 그의 이름은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27일 워싱턴특파원들과 만난 그는 李대표 지원여부에 대해 "현재 구도론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 없다" 고 말했다.

박찬종 (朴燦鍾) 고문도 기자들과의 접촉을 끊은 '잠행' 속에 측근들로부터 모종의 결단설만 흘러나오고 있다.

김덕룡 (金德龍) 의원과 이인제 (李仁濟) 지사가 조용하게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이런 움직임들에 대해 이회창 (李會昌) 대표측은 그 의미를 축소한다.

그러면서 탈당등의 선택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탈락자들의 움직임을 '몸값 올리기' 로 평가절하하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끝내 독자노선을 고집할 경우 李대표로선 상당한 부담이 아닐수 없다.

결국 앞으로 유권자들의 반향을 포함한 정국상황과 李대표의 수습노력, 야당의 유혹.대응등이 얽히고 설켜가면서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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