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재기 박태준 …TK정서 이끌고 大選 변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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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접전끝에 '영일만 (迎日灣) 상륙' 에 성공한 박태준 (朴泰俊) 후보의 거취가 주목된다.

4년7개월의 유랑생활을 끝내고 개인적 명예회복과 정계복귀를 동시에 이루게 됐다.

그의 등장이 향후 대선판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그의 선택은 대략 세가지 정도 될 것같다.

우선 영남권을 겨냥한 신당 창당이나 보수대연합이다.

이회창 (李會昌) 대표의 신한국당 대선후보 확정으로 무주공산 (無主空山) 이 된 영남권을 노리는 것. 옛 여권인사나 TK.PK 주자들과 제휴하는 경우다.

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박찬종 (朴燦鍾).이한동 (李漢東) 고문, 그리고 김종필 (金鍾泌) 총재의 자민련등이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주변의 관측이다.

만남이 무산됐지만 이한동 고문은 투표전날 그를 찾아 포항까지 날아왔다.

金총재와는 아주 가까운 사이다.

게다가 이들 대부분은 내각제 지지자들이다.

朴당선자도 그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다.

그러나 "한 나라를 통치하는 정권의 창출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지…" 라며 합종연횡을 통한 집권 성공여부에 대해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영남세력이 뭉치는 데는 성공할지 몰라도 단순한 이합집산 (離合集散)에 그칠 뿐 집권으로 이어지기엔 현실적 걸림돌이 많다는 얘기다.

두번째는 김대중 (金大中).김종필총재와 함께 야권후보 단일화에 합류하는 경우다.

예산 재선거에서의 패배라는 '악재 (惡材)' 로 DJP가 그를 적극 끌어안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朴당선자는 "DJP 단일후보가 이회창대표와 싸울 경우 누가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승산이 있다" 며 "영남 정서상 비 (非) DJ가 나오면 승리를 확신할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는 "JP로의 단일화나 아니면 제3자로의 단일화를 뜻하는 것" 이라며 관심을 보였다.

마지막 가능성은 신한국당에 합류하는 길. 영남표 흡수에 골몰하고 있는 여권도 朴당선자는 구미를 당기는 메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박해를 받아온 그로선 현실적 한계가 분명하다.

"주위에서 李대표를 만나보라는 권유가 있지만 李대표 선출이 김심 (金心)에 의한 것인지 궁금하다" 고 했다.

혹 김심이 개입돼 있다면 '결코 미련을 둘 이유가 없다' 는 얘기다.

포항 =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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