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비만 스스로 고친다…초등학교 4-6학년 대상 방학캠프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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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학교에서 친구들이 '뚱자' 라고 놀릴 때마다 초등학교 6학년 하연 (12.여.가명) 이는 너무 싫었다.

키 1백50㎝인 하연이의 몸무게는 56㎏으로 경도 비만. 날씬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런 하연이가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마자 한동안 잊지 못할 캠프에 참가했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3박4일 동안 서울여대에서 열린 '튼튼나라 캠프' 였다.

이 캠프는 서울여대 영양학과.체육학과.교육심리학과가 공동으로 초등학교 4~6학년 비만 어린이에게 올바른 식생활 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습관, 자기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길러주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것이다.

하연이는 어머니의 권유로 이 캠프에 자기보다 비만이 더 심한 4학년인 동생 세준 (10, 1백33㎝.45㎏) 이와 함께 참가비 25만원씩 내고 동참했다.

하연이처럼 튼튼나라 캠프에 참가한 비만 어린이는 모두 24명. 이들중 경도 비만은 7명, 중정도 비만은 10명, 고도 비만도 4명이었다.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마다 하연이는 무엇 때문에 살이 찌는지, 살이 찌면 왜 나쁜지, 어떻게 하면 살을 뺄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

둘째날 있었던 '영양나라 여행' 시간에 과자.초콜릿.아이스크림.콜라 등 평소에 좋아하던 음식들이 영양가는 낮으면서 살을 찌게 하는 식품이라는 것을 배웠다.

아침.점심을 적게 먹고 저녁을 많이 먹어도, 식사시간이 불규칙한 것도, 잘 씹지 않고 욕심을 부려 많이 먹는 것도 살을 찌게 하는 식습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콜라.우유.바나나.메추리알.감자.미니 돈까스 등이 차려진 셋째날 '간식 장터' 에선 단백질군.칼슘군.비타민군.당질군.지방군.단순당에 속해 있는 식품이 각각 어떤 것들인지 직접 장보기를 하면서 익혔다.

사이코 드라마 기법을 이용한 '마술가게' 시간에는 살 좀 빼라는 엄마 잔소리를 혼내주고 이성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크게 해보면서 그동안 비만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마음껏 풀었다.

'스포츠 왕국' 시간에는 농구.탁구.자전거타기를 배우면서 운동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매일 꾸준히 운동해서 날씬해 지겠다는 다짐도 했다.

튼튼나라 캠프를 준비한 영양학과 김경원 (金瓊媛.34) 교수는 "3박4일 동안 아이들에게 스스로 비만을 고치겠다는 의지를 갖도록 힘썼다" 며 "평소 식사.운동.심리 치료가 골고루 이뤄지도록 주변에서 도와 줘야 한다" 고 말했다.

金교수는 "앞으로 1년 동안 3개월마다 한번씩 캠프에 참가했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비만 상담과 건강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매년 여름방학 이 캠프를 열 예정" 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과 대한영양사회도 8월11일부터 2박3일동안 강원도춘천군남산면 강촌 유스호스텔에서 초등학교 4~6학년생 비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날씬이 캠프' 를 열 예정이다.

참가비는 15만원이고 2백명 선착순 모집한다.

문의 02 - 322 - 5886, 02 - 842 - 2466 (교환 43번) . 이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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