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경선 청와대 반응 " 예상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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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청와대는 21일 투표 당일에도 한발 떨어진 자세를 취하면서도 이회창후보의 결선 승리에 "예상대로 였다" 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이회창후보와 2위의 차이가 3대1인 여론조사 추이대로 1차투표가 나왔다" 면서 "4자연대는 각자가 2위를 노린 체면차리기 성격이었던 만큼 2차투표에서 결속력을 보이기 어려웠다" 고 분석했다.

김영삼대통령은 이같은 분석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金대통령의 판세 읽기가 정확했을 것" 이라면서 "그러나 겉으로는 자신의 중립자세가 여당사상 초유의 대규모 경선을 이루게 한 바탕이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었다" 고 전했다.

김용태 (金瑢泰) 비서실장은 "이번 경선은 한국의 정치및 민주발전에서 하나의 큰 획을 긋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자평했다.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조홍래 (趙洪來) 정무수석이 "여섯 후보 모두를 찍어주었느냐" 고 농담을 건네자 金대통령은 "그러면 되느냐" 고 해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金실장은 "결과가 어떻든 이제 당의 화합이 문제" 라고 후보체제 등장 이후에 관심을 쏟았다.

참모들은 金대통령이 "앞으로 후유증 치유에 적극 나설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2차투표까지 간 만큼 앙금이 클 수밖에 없다" 면서 "패자를 위로하고 이탈없이 12월 본선까지 끌고가기 위해선 金대통령이 범여권의 결속을 내걸고 나설 수밖에 없다" 고 강조했다.

따라서 金대통령의 총재직을 후보에게 이양하는 시기는 9월 이후로 늦춰질 것이며 "92년 노태우 (盧泰愚) 대통령 당시와 달리 후보가 金대통령의 역할 공간을 인정하게 될 것" 이라고 기대했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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