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음악의 뿌리 '창가'의 원류 밝힌 자료집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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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한국 근대음악의 뿌리인 창가 (唱歌) 의 원류를 악보와 함께 밝혀 놓은 자료집 '한국 창가의 색인과 해제' 가 출간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한국예술연구소 刊. 한국예술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인 민경찬 (閔庚燦) 씨가 펴낸 이 책에는 해방 이전에 출판된 음악교과서와 개인이 엮은 노래책 등 창가집 1백20여 종의 총목록과 함께 일제하에서 '치안 (治安)' 을 이유로 금지당했던 창가집 총목록이 수록돼 있다. '20세기 청년여자 창가' (1922년) '강남제비 창가집' (1935년) 등 당시 세태를 반영하는 흥미로운 제목의 창가집도 눈에 띈다.

음악계에서는 이 책을 근대음악사의 오류를 바로잡는 획기적인 연구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수록된 창가집들은 20~30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이번에 새로 발굴해낸 것들이다.

또 창가집에 수록된 주요 창가 1천여편을 뽑아 악보의 첫 악절과 작곡자.출전.해설 등 해제도 달았다.

이 책에 따르면 독립군가와 북한의 혁명가요, 중국 조선족의 항일혁명가중 상당수가 일본 노래를 우리말 가사로 바꾼 것이다.

독립군가인 '승리행진곡' 과 '광복군 항일전투가' 는 일본군가 '군함행진곡' , '권학가 (勸學歌)' 와 부흥성가 '허사가 (虛事歌)' 는 일본군가 '용감한 수병' , 애국창가 '단군기념' 은 일본의 건국일 노래인 '기원절' 에 각각 가사를 붙인 것이다.

閔씨는 "지금까지 1차 자료의 발굴 등 기초작업이 미비한 상태에서 근대음악사 연구가 이뤄져 왔던게 사실" 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다보니 일본인 작곡의 노래까지도 작곡자 미상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애창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책이 한국음악사의 공백으로 남아 있는 근대음악사 연구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고 덧붙였다.

비매품. 02 - 958 - 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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