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대대적 구조조정-올 공시분석 결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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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합병이나 한계사업정리등을 통해 구조조정작업에 나선 기업들이 올들어 부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가 올해 상반기 접수된 1천2백73건의 공시내용을 분석한 결과 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이 깊은 ▶타법인출자 및 출자지분처분에 관한 공시가 3백26건 (25.6%) 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목적변경도 1백96건 (15.4%)에 달해 이 두가지가 전체의 41.0%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채무보증에 관한 공시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42.8%) 타법인출자 및 사업목적변경 공시는 30.8%에 불과했다.

거래소관계자는 "방만한 백화점식 경영을 펼쳤거나 부채가 과다한 기업들이 올들어 속속 무너지는 사태가 빚어지자 핵심 전략사업에 힘을 집중하겠다는 분위기가 업계에 번지고 있다" 고 풀이했다.

특히 감량경영과 관련된 '타법인 출자지분철수' 공시가 올들어 지난 21일까지 48건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건 많았다.

이런 기업은 이달 들어서만 한국컴퓨터.미도파.LG전자.세양선박.한창제지등 5개사에 달했다.

기능이 중복되는 관계회사끼리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도 활발했다.

올들어 지난 21일까지 거래소에 공시된 합병계획은 각각 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건이 늘었다.

한계사업 정리의 일환으로 영업권을 사고 판 상장사도 동성화학.미원통상.한국금속공업등 9개사로 작년동기 대비 3배로 급증했다.

특히 두산그룹은 한계사업 정리와 계열사 합병을 통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주력사인 OB맥주와 두산음료 합병을 통해 중복업무.인력을 최대한 줄였고 두산상사.두산기계등 상당수 계열사가 적자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재무구조를 큰 폭으로 개선한 것으로 평가됐다.

쌍용그룹도 이달 들어 쌍용경제연구소를 폐지하는등 두산에 이어 그룹차원의 구조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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