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럭운송회사 기사 통제장치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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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국 트럭회사들이 업무효율화를 위한 자사 트럭에 대한 추적장치 도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그러나 트럭 운전기사들은 이를 회사측의 지나친 통제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트럭에 부착되는 장치는 회사에서 트럭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장비에서부터 트럭의 운행여부 파악.트럭속도 통제장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현재 미국 트럭회사의 3분의2 가량이 도입하고 있는 이런 장치들은 인공위성의 도움을 받아 작동되는 것으로 미국내 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하다.

미국 트럭협회에 따르면 전체 회사의 74%가 컴퓨터를 이용해 노선계획등을 수립하고 있으며 트럭마다 컴퓨터 장치를 도입한 경우도 57%나 됐다.

업계에서는 트럭 추적장치 시장이 앞으로 5년 동안 2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들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이같은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정확한 시간에 물건을 전달받기를 원하고 소매상이나 생산자들은 재고축적을 원치 않기 때문에 유통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정확한 배달이 생명이라는 것. 또한 현재 많은 트럭기사들이 규정을 넘어서 지나치게 오랫동안 운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장치의 도입으로 규정시간을 넘어서는 초과운전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회사측의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 트럭 운전기사들의 4분의3정도가 규정시간을 넘어서까지 무리한 운행을 해 사고를 유발하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운전기사들은 이같은 장치의 도입이 노동에 대한 통제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예컨대 장시간 운전으로 피로에 지쳐 도중에 잠간 휴식을 취할 경우 회사에서 갑자기 어디로 가라는 지시가 올 수 있고 이럴 경우 자연 피로가 누적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들은 또 무리한 운행이 사고 위험도도 높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탓에 일부 운전자들은 위성안테나에 금속 호일을 씌워서 추적을 피하는등 회사측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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