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대미 섬유수출 급감…나프타로 역내국가들은 반사이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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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발효 이후 홍콩등 아시아 국가들의 대미 섬유수출은 급격히 줄고 있는 반면 멕시코등 NAFTA 지역국가들의 수출은 크게 신장되고 있다.

미 행정부의 최근 보고자료에 따르면 지난 94년 1월 NAFTA 발효 이후 3년동안 중국.홍콩.대만.한국등 아시아 4개국의 대미 섬유수출액은 13% 감소한데 비해 멕시코.캐나다등 2개국의 수출은 같은 비율만큼 증가했다.

이처럼 섬유류의 대미 수출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은 NAFTA협정에 따라 멕시코.캐나다와 카리브해 연안국가들이 섬유류의 수출쿼터 및 관세면에서 엄청난 혜택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들 국가들이 생산한 섬유류에 대해 수출쿼터제를 엄격히 적용하지 않고 있으며 수입관세도 받지 않고 있다.

80년대 이후 미국등 주요 섬유수입 국가들은 자국 섬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섬유류 수출쿼터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쿼터를 소진한 섬유수출국들은 여유가 있는 국가들의 쿼터를 사거나 빌려 쓰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NAFTA지역 국가들에 대한 이같은 섬유류 수출 특혜는 아시아의 주요 섬유 수출 국가들에 대한 엄청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인건비등 제조원가 급등으로 가뜩이나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홍콩.대만.한국등은 NAFTA의 효력발동으로 인해 섬유산업이 존폐기로에 서게 됐다.

미국이 NAFTA 국가들에게 수출특혜를 주고 있는 것은 북미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켜 고용을 늘리고 관련산업의 성장을 꾀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미국 섬유업체들이 과학적 재고관리를 위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NAFTA 국가들의 수입업체 육성을 정부측에 요청하고 있는 것도 또다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들어 컴퓨터를 이용한 신속한 원자재 재고관리가 섬유업체들의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은 중국등 원거리지역의 거래처들을 피하고 카리브해 인근 거래처를 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아시아 국가들의 전반적인 대미 섬유수출 급감추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의류수출은 오히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저가 의류제품의 편법 및 불법 수출을 자행하고 있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여기에다 최근 미.중 섬유업계의 공동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체결된 미.중 섬유류 상호협약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미 섬유제조업체협의회 (ATMI) 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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