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노동자 개념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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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 지도부는 최근 들어 빈번해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소요사태를 진정시키고 국유 (國有) 기업 개혁을 가속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현재 '국가의 주인' 으로 규정돼 있는 노동자 지위를 '고용된 종업원' 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홍콩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20일 베이징 (北京)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장쩌민 (江澤民) 국가주석겸 당총서기의 측근들이 포함된 개혁 성향의 간부들은 개혁.개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위해서는 노동자도 일반 상품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에 따라 신분과 보수등이 결정되는 단순 고용원의 지위로 재규정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오는 9월 개최되는 당 제15차 전국대표대회 (15全大會)에서 채택을 목표로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최근 국유기업 개혁방안을 논의하는 내부회의에서 노동자가 국가의 주인이라는 신분을 계속 향유하는 한 대량 감원등의 개혁조치를 단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노동자의지위와 신분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오쩌둥 (毛澤東) 사상을 추종하는 좌익측은 유인물을 통해 노동자 지위는 당규약과 헌법에 보장돼 있다고 지적하고 노동자 지위를 고용원 신분이나 상품으로 격하시켜서는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익 이론가들은 또 공장의 경영간부들의 권한을 확대하는 데도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국유기업의 도산결과 많은 실업자가 발생하자 쓰촨 (四川) 성등 여러지역에서 실업 보상대책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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