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웃는 한·미·일 대표 브랜드, 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미국 맥도날드, 일본 유니클로, 한국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 실적(전년 동기 대비)이 눈부시다. <표 참조>

도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굴지의 기업마저 허덕이는 최근의 경기침체에 나온 실적이라곤 믿기지 않는 결과다. 진정한 ‘경기침체 방어(Recession-proof)’ 브랜드인 셈이다. 한·미·일 대표 ‘경기방어 브랜드’의 최근 행보를 보면 몇 가지 공통된 성공 전략이 발견된다.

◆‘킬러 아이템’ 발굴=이들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은 ‘싼 가격’이 아니다. 경기침체에도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효자상품을 발굴해 낸 덕이 크다. 맥도날드의 경우 2007년부터 꾸준히 추진한 맥카페 사업이 위기를 이기는 동력이 됐다. 경쟁 제품보다 20~30% 싼 프리미엄 커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 보통 아침과 점심 사이, 점심과 저녁 사이에는 손님이 뜸하지만 맥카페 매장은 이때도 손님이 찬다. 유니클로를 파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열을 내는 특수 소재로 만든 ‘히트텍’ 제품군으로 히트를 쳤다. 아모레퍼시픽은 유통망 확충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자사 제품만을 파는 매장인 ‘아리따움’을 전국적으로 890곳 개설해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했다. 올해 중 1000개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고객층=특별한 타깃 고객층을 두지 않는다는 게 이들 브랜드의 강점. 저소득층부터 전문직까지 손쉽게 햄버거나 커피를 살 수 있는 곳이 맥도날드다. 유니클로 역시 중·고생은 물론 이미지에 민감한 명품족까지 별로 주저하지 않고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산다는 게 강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부터 라네즈·마몽드 같은 다양한 라인업으로 여러 연령대를 한 매장에 끌어들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강희승 애널리스트는 “가격대도 저가에서부터 고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경기 변화에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아모레퍼시픽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1등 브랜드 이미지=같은 제품군이라면 선두 브랜드로 소비가 집중되는 게 경기침체기의 전형적 현상이다. 구매력이 줄어든 만큼 마음에 안 드는 물건을 살 경우 후회 막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무조건 가장 싼 제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조금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 해당 국가에서 선두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맥도날드·유니클로·아모레퍼시픽 모두 이런 후광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불황기 소비코드와 마케팅 전략’ 보고서를 낸 LG경제연구원 최경운 연구원은 “어떤 업종의 기업이건 경기침체를 극복하려면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고객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