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피해없게 애완견 키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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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최근들어 이웃의 개사육 문제가 법정으로 비화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개짓는 소리나 냄새, 바람을 타고 나르는 털등이 피해를 주고 있다는 측과 생활이 소리나 냄새만으로 방해받는 것은 손해배상을 요구할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기에 동물보호협회까지 가세해 개 키울 권리를 주장하고 나선 형편. 하지만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건 간에 정답게 지내야 할 이웃사이에 개 키우는 문제로 사이가 나빠졌다면 개 키우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소동을 계기로 개를 기르는 매너와 올바른 개 길들이기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개를 키울 경우 일반주택보다 공동주택에서 더 문제가 된다.

아파트에서는 자치규약등으로 애완동물을 기르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집에서 개를 키우는 것이 현실. 그렇다면 최대한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개를 집에 들이기 전에 가까운 이웃에게 미리 알려 양해를 구해야 한다.

집안에서 풀어놓고 키우는 개라도 끈이나 새장같은 이동 개집을 마련해 둬야 한며 미리 불임수술도 받아 혹시 생길지 모르는 꼴사나운 모습을 방지해야 한다.

일단 집에 개가 들어오면 적당한 손질로 개가 더러워지는 것을 방지해주고 정기적으로 동물병원에서 검진을 받아 기생충이나 전염병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집밖 복도나 엘리베이터등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게 교육시키고 개만 밖에 묶어두거나 현관.뜰에 나돌아다니게 해서는 안된다.

개가 어린이나 노인등에게 어떤 상해를 가한 경우에는 반드시 책임을 진다는 각오도 필요하다.

개를 키우면서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도 정작 개가 말을 잘 듣지 않으면 만사 '도루묵' 이다.

그래서 평소 교육을 통해 길을 잘 들여야 하는데 별다른 교육 없이도 말을 잘 듣는다고 해서 마냥 귀여워하면 '왕자병' 이 생겨 버릇이 나빠질 수도 있다.

애완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복종심. 그래서 먹이를 줄때도 식기를 들고 개앞에 서서 '앉아/기다려' 를 시킨 후 말을 잘 들어야 먹이고, 문이나 현관을 출입할 때도 '앉아/기다려' 를 시켜 주인이 먼저 지나간 후 통과시킨다.

처음에 힘들더라도 이 과정을 반복해 개에게 주인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평소 개에게 칭찬을 해주는 것도 중요한데 말을 잘 들으면 쓰다듬거나 먹이를 주면서 '잘했어' 라고 말해준다.

또 개가 드러누워 배를 보이는 것은 극히 자연스런 복종의 표시이므로 이 때는 몸 구석구석 쓰다듬어 주면 좋다.

이삭훈련소 이형구 훈련소장은 "개를 훈련시킬 때는 '장난을 훈련처럼, 훈련을 장난처럼' 하는 것이 원칙이며 지나친 벌이나 야단은 개를 겁장이로 만들 수 있다" 고 일러준다.

한편 애완동물모임인 '동물은 내친구' (02 - 562 - 4127) 는 18일부터 세차례에 걸쳐 '애견문화교실' 을 열고 개 기르는 요령과 에티켓등에 대해 무료 강의한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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