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진출 한국 건설사 현지화폐 계약 피해 많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태국 바트화 (貨) 폭락에 이어 동남아 주요국들의 화폐가치 하락이 확산되자 이 지역에 진출한 한국 건설업체들의 환차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자기 돈으로 공사를 벌이는 투자개발형 사업과 달러화로 수주한 공사는 피해가 없지만 현지 화폐로 계약한 프로젝트에서는 적잖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동남아 주요국가에서 벌이는 프로젝트중 공사잔액이 많은 곳은▶태국 29건 10억9천7백만달러▶필리핀 37건 9억5천7백만달러▶인도네시아 37건 21억8천1백만달러▶말레이시아 32건 18억8천8백만달러등으로 집계됐다.

해건협은 이 가운데 현지 화폐로 계약한 공사는 전체 잔액의 30~40%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태국에서 3건의 공사를 벌이고 있는 선경건설은 황산공장 건설공사 (3천8백만달러) 를 '달러화 38%, 바트화 62%' 로 계약해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

또 태국에서 7건 4억5천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벌이고 있는 삼성물산은 공사잔액 2억달러의 대부분이 바트화여서 이익확보에 차질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대형 프로젝트를 달러베이스로 계약했었지만 전기공사등 일부 소규모 공사에 바트화가 상당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 경전철공사 2단계공사를 1억7백만달러에 수주한 한진건설은 전액을 페소화 (약 28억페소) 로 계약했기 때문에 동남아 화폐가치 하락현상이 확산되면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황성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