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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자기발전… 뚝심으로 뜻 이뤄”

중앙일보

입력


'엄친아'라는 말이 부끄럽다는 이강욱·구태모·안재찬·김우진씨(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요즘 대세는‘엄친아’(엄마친구아들의 준말로 공부·운동·노래 등 어느 하나 못하는게 없으면서 외모까지 출중한 인물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엄친아들이 실제로도 있을까? F4(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꽃미남 4명)도 울고 갈 진짜 엄친아들을 소개한다.

 구태모 (27·서울대 정치학과 졸업·행정고시 합격)
 구태모씨는 머리도 좋고 외모도 말끔한데다 심성까지 곱다. 지난해 여름부터 수영장에서 발달장애아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아주는 것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구씨는 어릴 때부터 공무원을 목표로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할 만큼 철두철미한 성격. 대학교 2학년 때부터 행정고시 정보를 탐색하고 3학년 때 본격적인 준비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행정고시 출제 검토위원으로 뽑힐정도로 우수한 성적으로 고시에 합격했다.

 3번씩이나 시험에 떨어지는 시련도 있었다. 이후 여자 친구는 물론 주말과 명절까지 반납하고 공부에 몰입,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군입대를 미루려고 병무청엘 하도 자주 가다 보니 직원과 친해져 지금도 연락하고 지낸다고.

 “진정한 엄친아는 스스로 목표를 찾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욕심부리고 노력하는 사람이 아닐까요?”
 

 김우진(27·고려대 법대 졸업·사법고시 합격·고려대 대학원 재학)
 김우진씨는 고려대학교 어문계열로 입학했지만 원하던 법대에 가기 위해 반수를 결심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연달아 실패하자 다급하고 불안했어요. 두 번째 수능을 보고 혼자 미국으로 떠났어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뉴욕에 간 터라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그는 청소일을 하면서 용돈을 벌어 생활했다. 김씨는 “할렘 근처인 브롱스에 살면서 폭력·마약·총기사건을 보면서 삶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군대문제로 반 년 만에 영사관의 소환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씨는 법대에 합격했다. 휴학 한 번 하지 않고 학기별로 수강과목을 적절히 배분해 학교공부와 고시공부를 병행한 그는 드디어 법조인의 꿈을 이루게 됐다.

 “자신의 힘으로 하나하나 성취해나가는 사람이 진짜 엄친아라고 생각해요.”
 

 안재찬(22·연세대 치대 본과 1학년 재학)
 탤런트 김범씨를 닮은 안재찬씨는 훤칠한 꽃미남이다. 고등학교 때는 ‘도전 골든벨’에 출연해서, 대학시절엔 축제 때 여장을 하고 춤을 춰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축제 때 이효리의 U-GO-GIRL과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리믹스해서 춤을 췄는데 친구가 그걸 UCC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나봐요. 유명세 좀 치렀죠.”

 안씨는 공부만 하는 의대생이 아니다. 놀기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는 여행매니어다. 방학 때면 친구들과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닌다. 안씨는 “현실에 안주하는 의사가 되고 싶지는 않다”며 “사람을 많이 만나고 그들을 이해해야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기발전을 하는 사람이야말로 엄친아죠. 노력 없이 얻은 대가는 의미가 없다고 봐요.”
 

 이강욱(21·카이스트 전자공학과 4학년 재학)
 ‘훈남(훈훈한 남자)’ 이강욱씨는 프로게이머 못지않은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자랑한다.지난 1월에는 스타크래프트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해 100만원의 상금도 받았다. 학교 축구선수로도 활동하는 그는 작년 카포전(카이스트와 포항공대 간의 교류전) 축구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학교영웅이 됐다. 축제 때 과에서 주최하는 나이트클럽에 손님을 모으기 위해
삐끼(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를 자처할 만큼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다.

 좌절도 있었다. 과학고에 합격한 후 처음 치른 시험에서 100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그는 “그때 충격으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에 입학한 후에도 다양한 과외활동을 하면서 과톱을 유지하는 이씨는 “시간 관리를 잘 하고 수업시간에는 절대 졸지 않아야 된다”고 비법을 귀띔했다.

 “엄친아를 학벌주의 등으로 비난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성공비결과 노력의 과정을 본받으려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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