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세계> 한국IBM '로터스 노츠' 영업 전문가 김문숙 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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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선생님, 회사에서 전자우편을 주고 받다 보니 좋기는 한데 일하다 보면 편지읽기를 깜빡하게 되요. " "항상 컴퓨터가 일터라고 생각하세요. 전자우편을 잘 챙기지 않으면 중요한 업무지시를 빼 먹는 거나 마찬가지얘요. " 학원 강사와 수강생의 대화인가 싶지만 그게 아니다.

그룹웨어 '노츠 전도사' '노츠 선생님' 으로 불리는 한국IBM 특수사업본부 김문숙 (金文淑.36) 과장이 고객들과 나누는 말이다.

성신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1년간 한국IBM에 몸담아 온 金과장은 바로 전자우편.전자결재가 가능한 기업 사무자동화용 소프트웨어 '로터스 노츠' 영업 전문가.

고객이 있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 서울 여의도 본사 출근보다는 지방출장 가는 경우가 더 잦다.

한달에 5~6번은 지방근무가 보통. 지금까지 중소기업등 1백여개 업체가 그의 공세에 넘어가 노츠를 도입했다.

金과장의 영업전략은 독특하다.

개별 방문전에 먼저 지역별 세미나를 열어 고객에게 믿음을 주고 업체별 특성에 맞게 설명을 한다.

"세미나에서 강의를 하면 여성으로 보지 않고 강사로 봐 줘요. 그래서 다음에 만날 때는 '선생님' 이나 '전도사' 로 불러줘요. " 고객과의 상담에서는 싱크패드 노트북을 켜고 세미나에서 한 말을 슬쩍 끼워 넣으며 직접 시연하고 설명을 한다.

처음엔 여성이라는 데만 관심을 보이던 고객이 '그때 그 사람' 하고 김과장을 알아보면 상담은 일사천리로 이뤄진다.

딱딱한 소프트웨어 영업을 하다보니 최신 기술동향을 익히는 것은 필수지만 짬이 없다.

그래서 상계동 집에서 여의도까지 출퇴근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전철 안에서 기술서적을 읽는다.

결혼도 안하고 11년을 일했으니 연봉이 많겠다는 질문에 '일한 만큼 받는다' 며 웃어 넘긴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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