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재무구조 개선 '발등의 불' - 부동산 매각.增資 적극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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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기업들이 부동산을 팔아 빚을 갚거나 유상증자를 실시해 부채비율을 낮추는등 구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많은 이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빚을 줄이지 않고는 재무구조 개선에 따르는 원리금 상환부담을 견뎌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동일계열 여신한도제 도입.계열사 출자한도 해소.과다차입분 손비인정 제한등 대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강제하는 조치들을 잇따라 취하고 있는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고 있다.

현대그룹이 11일 2조원의 자산매각과 1조원의 증자계획을 세운데이어 삼성.LG.대우그룹등도 재무구조 개선을 올 하반기 중점경영목표로 삼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계열사 출자초과지분 2백80억원을 올해말까지 모두 해소키로 했다.

이를 위해 유상증자.주식처분및 이익잉여금 확충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LG그룹은 90여개 한계사업에서 철수키로 하고 올해부터 99년까지 40개의 국내외사업을 정리한 뒤 나머지 50여개에 대해서도 철수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 출자한도 초과분 3백27억원중 2백억원 가량을 내년초까지 해소하고 각 계열사의 비수익성 자산도 일부 처분할 계획이다.

대우는 증자나 부동산 매각보다는 경비절감과 생산성 향상등 관리혁명에 주력키로했다.

대우는 그러나 전체 차입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한편 부동산 신규매입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선경그룹은 하반기에 SKC.유공가스등 계열사를 공개해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늘릴 예정이고, 쌍용그룹은 증자.인력감축.이익구조 개선등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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