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악취' 조금만 신경쓰면 상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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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장마에 무더위까지.바야흐로 생활속에서'냄새와의 선전포고'가 내려졌다.향기와 악취사이에서 고온과 습기의 영향을 받은'악취권'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때가 닥친 것.5백만개에 이르는 콧속 후각세포들은 일제히 비상사태에 돌입할 태세다.

올 여름 후각세포들을 공격하는 냄새들은 땀내.고린내.구린내.암내등 사람 몸에서 나는 것부터 쓰레기.싱크대.화장실 냄새등 집안 구석구석까지 가공할 정도로 그 기세를 드높이고 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랜슬리어연구소 로버트 배론박사에 따르면“향기는 심성을 부드럽게 하고 악취는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든다”는 것.짜증 나기 쉬운 여름을 편안하게 보내기 위해서라도 악취퇴치작업을 서둘러야겠다.

냄새는 기억을 되살리는데 탁월한 역할을 한다.그래서 내 몸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로 다른 이들에게'냄새 나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다.

먼저 지독한 고린내를 피우는 발냄새.주범은 땀과 미생물.발에서 땀이 나면 이소발레리산이라는 미생물이 땀을 분해시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것.발냄새를 줄이려면 발을 자주 씻고 면양말에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을 신으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발을 씻은 후 산성화장수를 바르거나 구두 안을 알콜로 닦아주면 더 좋다.그래도 안되면 내과치료나 전기치료로 땀의 분비를 억제시키도록 해야한다.

암내는 발냄새보다 더 고약하다.액취증이라고 불리는 암내는 겨드랑이나 사타구니등에 많이 있는 아포크린 땀샘의 과다분비로 생기는 냄새.목욕을 자주하면 없어지긴 해도 일시적이라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2~3시간 간격으로 겨드랑이를 닦거나,향수를 뿌리거나,땀이 나지 않는 약을 복용하는 방법이 있으나 효과가 미약해 수술요법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에바스 삼바드의 배스&보디케어 전문가 정순덕씨는“여름철에는 목욕할 때마다 알콜성분이 있는 샤워코롱이나 보디스프레이등을 몸에 발라주거나 뿌리는 것도 땀냄새나 암내를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일러준다.

땀냄새로 인한 이런 저런 악취를 피해갔다면 또 다른 냄새의 복병인 입냄새를 조심할 차례. 아무리 이를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구취는 아침공복이나 비염.위염등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주원인은 입 안에 있다.충치나 풍치는 치료를 해주고 치석이 원인이면 스케일링을 매년 1~2회정도 해준다.식사 후와 취침전 양치질때 혀도 반드시 닦아주는 것은 입냄새 예방의 기본이다.

여름철 냄새와의 전쟁은 집안에서 더욱 치열하다.장마가 지면 온통 꿉꿉한 기운이 집안을 감싸면서 이곳저곳의 악취발전소(?)들이 전격가동을 하기 때문. 집안의 으뜸 악취제조창은 뭐니뭐니해도 쓰레기통. 쓰레기 종량제 실시로 불가피하게 2~3일씩 쓰레기를 모았다 버릴 수밖에 없어 악취는 더욱 기승을 부린다.쌓이는 과일껍질과 생선속.남은 밥.밑반찬등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플 정도.이 냄새를 막으려면 일단 젖은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상책.요주의 음식쓰레기는 물기를 빼 신문지에 꼭 싸서 버리고 쓰레기통은 2~3일에 한번씩 청소한 후 잘 건조시킨다.쓰레기 봉투밑에 신문지를 깔아 놓아 혹시 샐지 모르는 수분이 흡수되도록 하는 것도 잊지 말것. 싱크대 악취의 주범은 배수관이다.항상 음식찌꺼기가 걸려있는 곳이다.가능한 자주 청소를 하고 찌꺼기는 물기를 뺀 다음 비닐에 싼 뒤 신문지로 다시 싸서 버린다.행주는 매일 삶는 것이 좋지만 번거로우면 5~10배 희석한 표백액에 담갔다가 뜨거운 물에 헹군 뒤 말려서 사용한다.싱크대를 닦을 때는 알콜을 쓰면 냄새제거에 소독효과까지 볼 수 있는데 김 빠진 맥주를 이용해도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혹시 전자렌지에서 음식냄새가 난다면 귤껍질을 넣고 1분정도 가열하면 냄새가 달아난다.

이밖에 목재가구에서 쾨쾨한 냄새가 난다면 커피 찌꺼기를 넣고 하루정도 문을 닫아 놓거나 부엌용 세제로 구석구석을 닦아주면 된다.화장실에 곰팡이가 슬거나 냄새가 나면 락스로 구석구석 닦아주고 탈취제나 공기청향제등을 놓아두면 신선한 화장실을 만들수 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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