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인수문제 관련 현대.삼성 갈등국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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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현대와 삼성그룹이 한보철강인수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그룹 대변인인 이영일(李榮一)문화실장(전무)은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한보철강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며 종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또“경영진 내분이 있다는 소문도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李전무는 채권은행단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면 인수하겠느냐는물음에 대해서도“회의적”이라고 짤막하게 답해 인수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제철사업(고로방식)진출에 대해서는 그룹내에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李전무는“같이 기업을 하면서 왜 그런 소문을 퍼뜨려 상대방을 곤혹스럽게하는지 모르겠다”며 삼성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삼성측은 이에대해“국민경제적으로 볼때 한보는 현대나 포철이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현대그룹을 곤혹스럽게하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입장=현대는 8일 실시된 한보철강 1차입찰에 불참하면서“한보철강 인수에 제시된 조건들을 가지고는 한보의 경영정상화에 현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요지의'현대의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냈었다.

현대는 그러나 이 자료에서“한보철강이 조기정상화되어야 하며 그동안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숙고해왔다”고 밝혀 향후 입찰조건이 완화되면 참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었다.현대측은 특히 삼성의 한보인수설에 대해“그동안 한보철강 인수에 전혀 관심을 나타내지않았던 삼성이 왜 갑자기 끼여드는지 그 이유를모르겠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삼성그룹 입장=삼성은 한보문제의 경우“한보철강은 현대나 포철이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또“현대.포철이 인수하지 않는다면 국민경제적 입장에서 삼성이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할수도 있으나 현재로선 인수계획을 세우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특히 현대측의 삼성 거론에 대해“현대가 왜 그런 이야기를하는 지 알수 없다”며“우리가 다른 기업 이야기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민병관.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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