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오렌지 가격 폭락 - 깍지벌레 발견으로 안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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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 1일 농산물 시장의 개방이후 수입된 미국산 오렌지에서 붉은까지벌레가 대량으로 발견돼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오렌지 수입이 국내산 과일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등에 상장된 수입 오렌지의 평균 경락가격은 ㎏당 1천9백4원으로 1만3천8백㎏이 거래됐다.

그러나 수입 오렌지에서 붉은 깍지벌레가 대량 발견됐다고 알려진 지난 4일에는 평균 경락가격이 1천4백60원으로 4백44원이나 떨어졌다.

지난 5일 서울과 부산.대구등 10여군데 도매시장에 상장된 수입오렌지의 평균 경락가격은 1천3백73원까지 폭락했다.

경락가격이 수입원가(㎏당 1천5백원선)에도 미치지 못하자 이날 상장된 5백44 가운데 2백43은 수입상들이 경락을 포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지난 5일의 경락가격은 제주감귤협동조합이 WTO협약에 따라 올해 수입한 2만3천여의 당 평균 경락가격 2천7백46원의 50%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경락가격이 수입원가에도 미치지 못하자 7일 오전에는 수입오렌지가 상장되지 않았다.

이번에 수입된 오렌지는 붉은깍지벌레라는 해충외에도 당도가 12도 내외의 낮은'발렌시아'품종으로 감귤조합이 수입했던'네블'(당도 15도 내외)과 달리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감귤농가들은“오렌지 수입으로 시설감귤을 비롯한 국내 과일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선호도가 낮아 천만다행”이라고 안도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와 감귤조합등 생산자단체들은“해충과 함께 당도가 낮은 오렌지가 수입돼 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볼 때 국내 과일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품질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만이 오렌지 수입개방에 대처할 수있는 대안”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주=고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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