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센 제2총리 "사실상 프놈펜 장악" - 김세준 기자 캄보디아 內戰현장 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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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프놈펜=김세준 기자]정파간의 내전으로'제2의 킬링필드'로 치닫던 캄보디아가 예상외로 신속하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7일 훈 센 제2총리가 이끄는 군대는 라나리드 제1총리파를 완전히 제압했다고 선언하면서 프놈펜에 선포했던 통행금지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훈 센 총리의 최측근인 사르 켕 내무장관은 이날 TV에 출연해“무정부주의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정부군의 활동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고 선언한뒤“공무원과 경찰들은 본연의 업무로 복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훈 센 총리의 측근인 키우 카나리드 공보처장관도 상당부분 파괴됐던 프놈펜 국제공항 업무재개와 관련,“8일에는 국내선을,9일에는 국제선을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미 상황 장악이 끝났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정부군의 통행금지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고 선언한뒤“모든 공무원과 경찰들은 본연의 업무로 복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훈 센 총리의 측근인 키우 카나리드 공보처장관도 상당부분 파괴됐던 프놈펜 유일의 국제공항 업무재개와 관련,“8일에는 국내선을,9일에는 국제선을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미 상황 장악이 끝났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정부군의 통행금지 해제조치에도 불구하고 시내 곳곳에서는 여전히 정부군과 민간인들에 의한 약탈이 끊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훈 센 정부군은 승전을 자축하면서 민가에서 TV나 세탁기.냉장고등을 마구 집어내는 모습이 목격됐다.

비단 군인들만 남의 물건을 빼앗는 것은 아니었다.민간인들도 남의 불행을 틈타 이웃의 귀중품을 훔쳤다.대낮 노상강도도 횡행하고 있다.어디서 총칼을 든 강도가 나타나 지갑을 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외국인들은 비교적 치안이 보장되는 소피텔캄보디아나.인터컨티넨탈 호텔등으로 서둘러 피신중이다.프놈펜시에 자리잡고 있는 소피텔캄보디아나 호텔의 경우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부득이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박경태 주캄보디아대사는 7일 오후에야 각 호텔을 돌며 불안에 싸인 한국인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일부 관광객들은“내전이 가장 치열했던 6일에 우리 대사관은 전화조차 불통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6일까지 중심가인 노로돔거리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됐던 시가전은 오후1시 이후 완연히 잦아들기 시작하더니 7일로 접어들면서 완전한 소강상태에 빠졌다.훈 센 총리측 군대가 시가지를 완전히 장악했기 때문이다.

내전이 다소 뜸해진 6일 오후부터 피난을 떠나려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는 바람에 난리통을 연상시켰던 거리도 7일 오후 들어 눈에 띄게 질서를 잡아가는 모습이었다.물론 골목골목에서 약탈은 여전했지만 아비규환같은 북새통은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훈 센측의 승리선언에도 불구,현재 파리에 머무르고 있는 라나리드 총리는“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선언했다.그러나 훈 센 총리는 7일 2시간에 걸친 방송연설에서 라나리드가 비밀협상을 통해 크메르루주 세력을 프놈펜에 끌어들이려한 반역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하고 그를 기소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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