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진안 논밭이 국화밭등으로 변해 논구경하기 힘들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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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에 거주하는 L씨는 올해초 전북진안군상전면에 잡종지 2만여평을 매입,국화밭을 조성했다.이 가운데 1만여평은 국화를 심었고 나머지 땅에 심을 국화모를 인근지역에서는 더이상 구할 수가 없어 제주도까지 가서 공수해 왔다.

공무원인 K씨도 올들어 진안군주천면에 있는 자신의 밭 2천여평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그곳에 국화를 심었다.

진안군안천면에 사는 또 다른 K씨는 하우스 시설을 그대로 정천지역으로 옮겨 느타리버섯 재배 시설을 갖췄다.

1년전만해도 벼농사가 주류를 이루던 전북진안군정천.상전면의 논밭은 현재 곳곳에 하우스시설이 들어서고 국화밭등으로 둔갑,이젠 벼가 자라는 논을 구경하기가 힘들다.

진안군에 건립중인 용담댐 수몰예정지에 투기꾼들이 보상을 노리고 농지를 수천평씩 임대해 화훼류등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오전 정천면에서 만난 주민 金모(56)씨는“외지로부터 이 지역에 투기꾼들이 몰려 정부의 토지보상가인 평당 3만~4만원보다 높은 가격인 3만5천~5만원에 전답을 임대하고 있다”며“이들은 보상 예정가가 평당 7만3천원인 국화등 화훼류를 수백평에서 수천평규모로 심어놓고 보상금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용담.안천등에서 1차 보상을 받은 주민 10여명도 2차보상 지역인 정천.주천.상전면의 토지를 매입하거나 임대로 빌려 하우스시설을 그대로 옮겨 설치해놓고 느타리 버섯이나 국화를 심었고 돼지.소.개등 축산물을 2차 보상지역으로 옮겨놓고 보상을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정작 보상을 받아야 할 대다수 영세 수몰민들까지 투기로 오해를 받아 보상을 받지 못할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건교부가 최근 이 지역 국화밭을 보상을 목적으로 한 위장재배로 규정,보상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로인해 이 지역 주민들은 19일째 군청앞과 댐 건설현장등에서 보상요구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진안=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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