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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용천굴-김녕굴 연결됐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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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시 구좌읍 용천동굴과 김녕굴이 원래는 하나로 연결됐었으며. 구좌읍 월정리 해안 저지대에 새로운 동굴이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로부터 ‘만장굴 주변에 대한 지구물리탐사’를 의뢰받은 배재대 손호웅 교수 연구팀은 최근 6개월간 만장굴과 김녕·용천·당처물굴 일대 약 700만㎡를 탐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전기 비저항 탐사와 지하 투과 레이더탐사(GPR), 고주파대역 전자탐사(ZHF) 기법을 이용해 이 일대의 지하층을 탐지한 결과 김녕굴과 용천동굴이 서로 떨어져 있는 80m 구간에서 동굴의 존재를 뜻하는 ‘이상 징후’가 뚜렷함을 확인했다.

손 교수는 “생성 당시 하나로 연결됐던 두 동굴의 일부가 함몰돼 모래언덕으로 덮이면서 현재는 모래층으로 막혀 있는 상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만장굴과 김녕굴 사이 심도 6~7m 구간에서도 동굴형태의 ‘이상징후’가 미약하게 나타나, 처음에는 연결됐던 두 동굴이 함몰됐거나 마지막으로 밀려든 용암에 의해 막혀버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 당처물동굴이 있는 구좌읍 월정리 해안 저지대에 새로운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고상진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장은 “문화재청과 협의해 시추조사 등을 통해 동굴의 존재와 규모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동쪽인 제주시 구좌읍 등엔 30만~10만년 전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에서 수차례 분출된 현무암질 용암이 지표를 따라 해안까지 13㎞ 가량 흘러 내리며 수많은 용암동굴을 생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산일출봉·한라산과 함께 2007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벵뒤굴(길이 4480m)·만장굴(7420m)·김녕굴(705m)·용천동굴(2470m)·당처물동굴(110m) 등을 포함하고 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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