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한도 넘긴 금액 30대 그룹 2兆3,800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30대 그룹이 내년 3월말까지 해소해야 할 출자한도 초과분이 6월말 현재 2조3천8백여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년 3월말까지 한도를 넘겨 출자한 금액을 줄이지 않으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초과한 금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물게 돼 앞으로 해당 그룹의 지분매각이나 증자등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공정거래위가 1일 발표한'97년 대규모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1일 현재 30대그룹 계열사의 다른 회사에 대한 출자총액은 16조8천7백60억원으로 1년전에 비해 24.3% 늘었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의 순자산(자산총액에서 빚을 뺀 것)에서 다른 회사에 대한 출자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출자비율은 같은기간 24.8%에서 27.5%로 높아졌다.반면 같은기간 30대 그룹(금융기관 제외)의 자산총액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22.3%에서 20.6%로 떨어져 9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자기 돈 보다는 빚을 얻어 계열사 늘리기에 급급했다는 얘기다.이에 따라 지난 4월1일 현재 순자산의 25%를 초과해 다른 회사에 출자한 30대 그룹 계열사는 27개그룹 1백71개사로 초과금액이 2조3천8백76억원으로 나타났다.한도를 초과한 계열사가 없는 그룹은 한라.동아.한일등 3개 그룹에 불과했다.

출자한도를 초과한 30대 그룹 계열사는 앞으로 남은 9개월동안 초과지분을 팔든가 다른 계열사에 넘기든지 증자등을 통해 순자산을 불려야 하는데 최근 증시 사정이나 경기불황을 감안할 때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특히 현대와 쌍용,한화,금호,두산,한솔,진로,코오롱,고합,동양,해태,뉴코아,거평,미원 등 14개 그룹은 출자한도를 초과한 계열사의 지분을 한도에 여유가 있는 계열사가 다 받아줘도 초과분이 많아 지분매각이나 한도를 초과한 계열사의 증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줄여야 할 출자한도 초과금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거평그룹으로 13개 계열사에서 4천1백26억원이며 다음으로는▶현대그룹 3천5백46억원(17개사)▶한솔그룹 2천2백87억원(12개사)▶선경그룹 1천9백23억원(8개사)▶한화그룹 1천3백94억원(11개사)▶미원그룹 1천2백63억원(6개사) 등이다. 정경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