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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닷새째 악취 소동 - 시화호 방류 폐수.공단 대기오염등 원인규명 나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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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인천시 지역에서 지난달 26,29일의 악취소동 외에 27~28일 서구가좌동.남구용현동 일부지역에서도 악취가 발생했고 30일 오전에도 연수구동춘동.남동구논현동 일대에서 다시 악취가 발생,5일째 인천시민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29일 밤 경기도안산시 반월공단과 시화공단 주변 성포.고잔.본오등 주택가에서도 1시간여동안 악취가 진동해 악취 피해가 수도권 서남부지역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이에따라 인천시는 인천지방환경청과 국립환경보건원등 17개 관계기관과 긴급대책반을 편성,원인파악및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강화군.옹진군을 제외한 인천 전지역을 휩쓸었던 악취는 30일에도 다시 발생,이날 오전6시부터 9시까지 3시간동안 연수구동춘동.남동구논현동 일대에 암모니아 냄새와 비슷한 악취가 진동해 이 일대 2만여 주민들이 매스꺼움과 두통증세를 호소했다.

주민 이민자(37.주부.연수구동춘동)씨는“이날 새벽부터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찔러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놓고 지냈으며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는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에서 약을 타 먹었다”고 말했다.

안산시에서도 29일 오후10시부터 1시간여동안 시화.반월공단 인근 지역인 성포동.고잔동.본오동과 시흥시정왕동 유천.무진아파트등 주택가에 심한 악취가 발생해 주민 2만여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주민들은 이날 한밤중에 불어닥친 악취로 인해 두통과 구토증세를 호소하기도 했으며 밤새 유리창을 열지 못하는등 고통에 시달렸다.

인천시 긴급대책반은 이번 악취가 ▶시화호에서 인천앞바다로 유입된 오.폐수나▶수도권매립지▶남동공단▶수출공단▶피해지역 하수구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인천시는 이중 수자원공사가 26~30일 하루 한두차례씩 총 9회(8천만2백84)에 걸쳐 시화호에서 방류한 오.폐수가 주범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박정남 환경녹지국장은“다른 지역에 비해 바닷가 인접지역인 남구와 남동구에서 악취가 심하게 풍긴 점으로 미뤄 조류를 타고 인천앞바다로 흘러든 시화호의 오.폐수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육군 화학부대 관계자는“가스분석 정찰차를 이용,악취원인물질 샘플을 채취,분석한 결과 아세톤 제조원료인 이소프로판올 가스로 밝혀졌다”며 악취발생 원인을 공해배출업체로 추정했다.

서울대 대기과학과 박순웅교수는 “인천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악취가 발생한 것은 최근 기온상승과 저기압 무풍(無風)상태의 기상상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인천=정영진,안산=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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