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기호에 맞춰 제품용량 다양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용량 다양화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

종전에는 대부분의 상품이 한두가지 크기로 단순했다.그러나 요즘은 가족용은 크게,외출용은 작게 등으로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크기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인의 기호에 맞춰 아예 한국형 사이즈를 따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이른바'용량 마케팅'전략이다.

프리미엄급 소주가 한 예.오랫동안 소주는 한병이 3백60㎖였다.50㎖짜리 소주잔으로 7잔이 나오는 용량이었다.

때문에 둘이서 똑같이 마시다 보면 마지막에 한사람은 덜마시게 돼 결국 한 병을 더 시키게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고,메이커들은 이 용량을 고수했다.

그러나 프리미엄급인 김삿갓이 나오면서 3백㎖짜리 소주가 등장했다.요즘 나오는 소주는 진로.그린등 보통은 3백60㎖,참나무통 맑은 소주등 프리미엄급은 3백㎖로 차별화되고 있다.최근 시판된 청색시대는 3백30㎖로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용량 차별화는 위스키 쪽이 앞섰다.진로가 7백㎖인 위스키의 국제적 용량기준 틀을 깨고 5백㎖짜리인 임페리얼을 출시한 것은 지난 93년. 이것이 인기를 얻자 지금은 국내 메이커는 물론 외국사인 시바스리갈,조니워커까지 한국형으로 5백㎖짜리를 내놓고 있다.

한국형 용량의 또 다른 사례는 코카콜라. 종전엔 코카콜라등 음료가 일률적으로 한병에 3백55㎖였다.

그러나 코카콜라측이 90년대 초 2백50㎖짜리 홀쭉한 캔제품을 내놓으면서 한국에서는 주도권이'덜 부담스러운'2백50㎖로 넘어갔다.

지금은 대부분의 음료수는 6백㎖,8백㎖,1ℓ,1.5ℓ등으로 다양하게 시판되고 있다.

이밖에도 설탕을 덜 먹는 추세에 맞춰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포장한 제일제당의 1회용 설탕,조미료를 10짜리 낱개포장으로 만들어 간편하게 이용토록 한 미원의 스틱형 감치미,갑자기 분유가 떨어지는 일을 줄인 남양유업의 8백짜리 대형분유 점프등도 용량 다양화로 성공을 거둔 경우다. 이효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