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르사르 1122분 무실점 …‘신의 손’ 눈앞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우리 나이로 불혹이다. 선수보다는 코치가 어울리는 나이다. 그러나 에드윈 판데르사르(3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는 여전히 ‘세계 최고’ 골키퍼다. 관용적인 수식어가 아니다. 그는 무실점 세계신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맨유는 2일(한국시간)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에서 에버턴을 1-0으로 눌렀다. 호날두의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얻었지만 언론의 관심은 또다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판데르사르에게 모였다.

판데르사르는 지난해 11월 아스널전에서 2골을 허용한 이후 12경기째 무실점 행진을 벌였다. 아스널전 실점 이후 1122분 동안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은 판데르사르는 1979년 잉글랜드 4부 리그 레딩의 골키퍼 스티브 데스가 세운 1103분 무실점 기록을 넘어섰다. 그는 이미 지난달 28일 웨스트브로미치전에서 2004~05년 첼시 골키퍼 체흐가 달성한 프리미어리그 무실점 기록(1025분)을 깼다.

다음 차례는 세계신기록 달성이다. 90~9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아벨 레지노가 세운 1275분 무실점 기록까지 153분 남았다. 9일 열리는 웨스트햄전을 무실점으로 막고, 18일 풀럼전 후반 18분까지 골을 먹지 않으면 대기록이 달성된다.

판데르사르와 맨유의 무실점 기록은 리오 퍼디낸드·비디치·게리 네빌·에브라 등 탄탄한 포백이 있기에 가능했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포백을 지휘하는 건 판 데르사르다. 그는 조용하면서도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m97㎝의 이 장신 골키퍼는 동료의 실수로 골을 먹더라도 좀처럼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다.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비결은 동료와의 인화에 있었던 셈이다. 2005~06시즌 풀럼에서 맨유로 이적한 그는 박지성의 입단 동기다. 에브라와 더불어 박지성과 가깝게 지내는 대표적인 선수이기도 하다.

이해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