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상호보완적 경제교류로 남북통일 기반 다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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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북한이 굶주리고 있다고 한다.80년대 아프리카의 식량난보다도 더 하다는 소식이 안타깝다.북한은 90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연속적인 마이너스 경제성장률,과다한 외채및 무역수지 적자,거기다 에너지의 절대부족과 식량난까지 겹쳐 그야말로 최악의 경제상태를 맞고 있다.한편 한국경제는 최근 약간의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그리 여유를 부릴 처지는 못된다.경제 성장률의 지속적인 둔화,1백억달러가 넘는 무역수지 적자,실업 증가,물가상승등 대부분의 경제수치에 온통 적신호가 켜져 있다.지금 남북한 경제는 모두가 죽을 쑤는 형편이다.

이 시점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남북한이 산업구조면에서나 부존자원면에서 상호 보완성을 가졌으므로 서로를 살리는 상생(相生)의 묘수가 있다는 점이다.남북한이 경제 협력을 할 경우 한국은 자본과 기술 그리고 계속적인 경제개발 추진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을 북한에 제공하고 북한은 풍부한 자원과 우수한 저임금 노동력을 한국에 제공해 양측이 모두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은 80년대 후반부터 임금이 우리보다 싼 동남아 국가로 해외 직접투자를 늘려와 95년말의 경우 전체 투자액의 44.7%에 이른다.이들 대부분은 섬유.의복.신발.가죽등 노동집약적 산업에 투자된 것이다.우리 임금의 약 5분의1 수준인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경우 문화적 동질성과 동일한 언어에 따른 이점으로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보다 매우 유리하다.

또 한국은 현재 부족한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캐나다등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들 품목중 대다수는 현재 북한의 주요 수출품목으로 수산물.목재.무연탄.석탄.철.비철금속(아연괴.알루미늄괴)등이다.이들 부분에 한국이 참여해 개발할 경우 남북한은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다음으로 남북한의 무역상품 구조를 살펴보면 북한의 수출상품은 철및 비철금속제품(23%)과 무연탄.목재.어류등이 주류를 이루고 수입품은 원유.직물.금속.각종 기계류.운수장비등이 대부분이다.반면 한국은 수출품의 90%이상이 전자.자동차.철강.선박.반도체.석유화학등 공업제품이고 수입품은 원유.석탄.철물등 원자재와 자본재.기술이 대부분이다.이렇게 볼 때 남북한의 교류및 직접투자는 양쪽 모두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남북한 경제협력은 우선 손쉬운 교역에서 출발해 점차 파급효과가 큰 합작투자등을 중심으로 추진하되 정부나 기업간의 협력체제 아래 이뤄져야 한다.

남북한 경제협력의 궁극적 목표는 민족경제공동체를 형성해 통일의 기반을 빠른 시기에 조성하고 한반도 전체의 경제적 역량을 증대시키는 것이다.이를 위해 경제교류와 협력-문화.체육 교류의 증진-정치.군사면의 교류 협력-완전한 통일등의 순서를 거쳐야 할 것이다.

김규태 세명대 교수.무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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