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소아예방접종 필요 - 소아과학회에서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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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그간 세간의 주목을 끌지 못했던 A형간염이 지난해 대전 서부지역 집단발병을 계기로 의료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지난해 6~12월 1백여명이 입원한 이 사건(?)은 우리나라가 A형간염에 결코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지난 15일 소아과학회 주최로 열린'A형간염 역학변화와 예방을 위한 세미나'에서도 A형간염에 대한 예방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영동세브란스 소아과 손영모 교수가 경기지역 어린이 8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1~12세 어린이의 A형간염 항체보유율은 0%,12~16세에선 3.3%로 극히 낮게 나타난 것.따라서 면역력이 없는 상태로 성인을 맞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형간염이 지금까지 무시돼 왔던 것은 위생환경이 좋지 않던 시절 음식물이나 식수.어패류등을 통해 어릴때 대부분 가볍게 감염돼 영구면역되기 때문.그러나 경제성장과 함께 위생상태가 개선되면서 A형간염에 노출될 기회가 줄어들게 됨으로써 면역력을 갖지 못한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A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어린이의 경우 대부분 특별한 증세없이 지나는 반면 성인의 경우 간염증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 이들중 1.7%는 전격성 간염으로 이행돼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 손교수는“올 4월 미국에서 멕시코산 냉동딸기 수입이후 9천여명이 A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보고됐다”며“국내에서도 면역력이 없는 성인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학회차원에서 A형간염 발생지역에 대한 예방접종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의 경우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피로.황달.전신쇠약.열감등 전형적인 급성간염 증세를 보이며,대부분 회복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증세가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백신은 접종 4주후 면역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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