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열차사정으로 옥수수 對北지원 늦어져- 운송체계.통관절차 복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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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국측의 열차사정이 여의치 못해 남북간의 직접적인 구호물자 수송이 지연,현지 한적(韓赤)대표단의 속을 태우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북한측의 운송.하역 능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반면 중국측에서는 선적과 운송.통관절차등에서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12일 단둥(丹東)에서 신의주로 들어간 1천2백의 곡물 외에는 적게는 몇시간에서 많게는 이틀까지 운송차질을 빚고 있다.그러나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경우 1차분 5만(옥수수 기준)의 납입기한인 7월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열차운송 체계는 워낙 복잡한데다 광활한 지역을 오가기 때문에 특정 화물이 출발지에서 어디쯤 오고 있는지조차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13일에는 민간단체인'겨레사랑.북녘동포 범국민운동'측이 기증할 옥수수를 실은 창춘(長春)발 화차가 중간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한바탕 소동을 빚기도 했다.'겨레사랑'참관단이나 운송대행 업체가 중국 철도 운송체계를 잘못 이해한데 따른 착오였다.수십개 열차역을 거치면서 관할 철도국이 몇차례 바뀌고 열차편성도 수시로 변경된다.더욱이 국제열차의 경우 통관.검역등이 더욱 복잡하다.

투먼(圖門)을 통해 14일 새벽 전달된 옥수수 9백도 모두 7개의 서명서류가 필요한 까다로운 절차를 밟았다.

지연사유는 어처구니없게도 담당직원 하나가 자리를 비웠기 때문.서류가 설사 완결되더라도 그날을 넘기면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한다.게다가 토.일요일에는 철도운송 관련 업무를 휴무하는데다 평일에도 오후4~5시면 업무가 끝나버린다.

이런 가운데서도 열차 안전점검은 지나치리 만큼 엄격하다.

투먼역에서는 출발 직전의 열차 2량이 안전검사에 불합격,이를 떼어놓고 가느라 1시간이 더 지연됐다. 투먼=특별취재반

<사진설명>

대북지원 옥수수의 수송이 이틀이나 지연된 가운데 한국 관광객들이 14일 북한과의 국경지역인 중국 투먼대교 앞에서 한국적십자 대표단이 식량을 전달하기 위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기 위해 몰려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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